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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코앞 항공권 취소 날벼락…티몬·위메프 정산지연 ‘발동동’

, 이슈팀

입력 : 2024-07-23 18:30:00 수정 : 2024-07-23 18: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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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여행상품 등 결제했는데
판매업체 "대금 못 받아" 예약 취소
티몬·위메프 “정산 정상화에 최선”

싱가포르 기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의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길어지면서 입점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은 여행상품을 위주로 판매 중단 및 취소 사태가 잇따르지만 다른 업계까지 정산 지연 문제가 확대될 수 있어 소비자 불안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23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모습. 뉴스1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최근 여행상품을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당 플랫폼에서 상품 정산이 미뤄지자 잠정 중단한 것이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이들 여행사의 상품을 찾아볼 수 없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정산이 되지 않아 티몬과 위메프에서 상품을 모두 삭제했다”며 “결제한 고객의 상품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를 포함해 대응  방안을 법무팀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이미 판매가 완료돼 출발 일정이 임박한 상품은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이달 출발 건은 고객 불편 없이 일단 정상 진행할 예정이며 8월 출발 건은 티몬·위메프에서 구매를 취소하고 교원투어에서 재구매하도록 안내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세웠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여행 패키지 상품 외에 숙박이나 항공권 등 단일 상품은 미정산 여파로 이미 판매자의 상품 취소 사례가 발생했다. 티몬에서 리조트 숙박권이나 워터파크 입장권 등을 판매해온 플레이스토리는 지난 19일 “티몬의 대금 입금 지연으로 상품 이용이 어렵다”며 구매했던 고객에게 구매 취소와 환불을 안내하는 공지를 보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뉴스1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출발 일정이 임박한 시점에 갑작스럽게 구매 취소 공지를 받은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예약일을 얼마 남기지 않고 취소되면서 위약금까지 발생한 경우도 있다. 한 인터넷카페에는 “당장 이번주 입실이라 위약금이 50%”라며 “숙박권 판매업체가 취소하려면 위약금을 내고, 숙박권을 유지하려면 (플랫폼) 할인 전 가격으로 입금하라는데 차액이 30만원”이라고 토로했다. 왕복 항공권과 렌트카 이용권을 티몬에서 구매했다는 또 다른 구매자도 “가는 항공권과 렌트카는 취소 안내를 받았는데 돌아오는 항공권은 연락을 못 받았다”며 불안을 호소했다.

 

정산 지연 장기화로 롯데백화점이 지난 19일 티몬과 위메프에서 철수하고 TV·데이터 홈쇼핑 업체들도 플랫폼에서 상품을 내리는 등 대형 유통사까지 이탈 행렬이 번졌다. 

 

이번 정산 지연 사태는 지난 8일 위메프부터 시작됐다. 위메프는 지난 17일 판매자 공지를 통해 연이율 10%의 지연이자 지급, 지연 금액의 10% 포인트 지급 등 보상안과 함께 이달 말까지 정산을 마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판매자 개별 공지를 통해 약속했던 정산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서 판매자 불안이 커졌다.

 

같은 계열사인 티몬까지 정산이 지연되자 티몬은 전날 판매자 공지를 통해 “(위메프 사태 이후) 일부 판매자의 판매 중단 등으로 당사 상품 거래까지 일시적으로 감소해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초래됐다”며 “부득이하게 정산금 지급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모습. 뉴스1

그러나 업계에서는 티몬, 위메프 외에도 큐텐그룹 계열사인 위시플러스, 인터파크커머스(인터파크 쇼핑부문)까지 판매자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판매자들이 한꺼번에 판매를 중단해 거래가 더 줄을 경우 정산은 현재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큐텐그룹 자금난 우려까지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티몬의 자본총액은 -638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부채총액은 7859억원으로 전년(6504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1309억원으로 22% 줄었다.

 

보유한 현금 역시 급감했다. 2021년 기준 555억원에서 2022년 80억원으로 줄었고 그중 16억원은 지급보증서 발급을 위한 담보가 잡힌 상태다.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은 60억여원에 불과하다.

 

위메프도 지난해 기준 부채 총액이 3318억원으로 1년 사이 전년 동기(2608억원) 대비 27% 증가했다. 자산 총액(920억원)과 비교해 부채가 3.6배 수준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다음달부터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정산 대금을 보호하고 정산금도 빠르게 지급하겠다며 사태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기존에 각 플랫폼이 결제대금을 보관하다가 판매자에게 정산일자에 맞춰 지급하던 방식에서 제3의 금융기관에 결제대금을 맡기고 고객의 구매 확정 직후 판매자에게 지급되는 형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상품 결제대금 지급 안전성을 강화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하고자 새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며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 고객 신뢰를 높일 방안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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