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단의 첫 메달을 딴 탁구 경기장 기자회견에서 북한 관계자가 '노스 코리아'로 불리자 항의했다.
30일(현지시각)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대회 탁구 혼합복식 결승에서 북한의 리정식-김금용 조(랭킹없음)는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에 2-4로 져 은메달을 땄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에 하계올림픽에 복귀한 북한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이다.
북한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이유로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대회에 선수를 보내지 않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로 2022년 말까지 국제대회를 나서지 못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베일에 싸였던 북한 탁구는 16강에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세계랭킹 2위 하리모토 도모카즈-하야타 히나 조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어 8강에선 스웨덴의 크리스티안 카를손-크리스티나 칼베리(9위)를 눌렀고, 준결승에선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4위) 조를 제압하며 결승까지 진출했다.
비록 결승에서 세계 최강 중국의 벽에 막혔지만, 두 게임을 따내는 등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공동취재구역에서 침묵해 온 북한은 입상자로 공식 기자회견에 나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 시작부터 매끄럽진 않았다. 사회자가 북한을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부르자 북한 관계자가 황의했다.
이에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고치겠다고 받아들였고, 그런 뒤에야 북한 관계자가 돌아섰다.
이후 사회자는 북한을 '디피아르 코리아(DPR Korea)'라고 불렀다.
다만 이날 통역기와 외신 기자들이 '노스 코리아'라고 한 것에는 북한 관계자가 추가적으로 대응하진 않았다.
김금용은 "처음 국제경기에 나왔다. 올림픽에 참가해 보니 기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면서 "세계적으로 1등 하는 중국 팀과 경기해 보니 많이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한 특유의 말투였지만, 국내 취재진이 알아듣기는 어렵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은 북한 대표팀 관계자에 따르면 리정식과 김금용은 지난 5월 중국 국내 대회에 초청받아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실력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간 건 아니고, 초청받아서 리정식, 김금용이 중국 선수들과 중국에서 경기를 하고 왔다"고 전했다.
김금용은 "중국 경기에 가서 많이 배우고 올림픽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며 "그래서 오늘 중국팀과 경기를 비슷하게 하느라고 했는데, 세계적으로 강한 팀이라 마지막에 우리가 모자라는 것을 채우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더 훈련를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유빈(대한항공)-임종훈(한국거래소) 한국 선수들과 시상대에 선 느낌을 묻는 질문엔 김금용이 "그런 거 느끼지 못했다"고 짧게 답했다.
김금용은 마지막으로 은메달을 따고 가족과 연락했냐는 외국 기자의 말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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