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장례식이 1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치러졌다고 IRNA 통신, 프레스TV 등 이란 매체가 보도했다.
장례식에 참석한 이란 지도부는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을 암살 주체로 지목하고 보복을 다짐했다.
이란 당국은 이날 오전 8시 테헤란대학교에서 하니예의 장례식을 엄수했다.
흰색 조화와 이란 국기, 팔레스타인 깃발로 장식된 차량이 관을 싣고 장례식장으로 이동하자 테헤란 시민들이 운구에 참여해 하니예의 죽음을 애도했다.
하니예의 관 덮개에는 팔레스타인 깃발이 그려졌고 주로 팔레스타인인이 머리에 쓰는 카피예의 흑백 체크 무늬가 그려진 옆면에는 하니예의 영정이 걸렸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관 앞에 서서 직접 추모 기도를 하고 하마스 지도자들을 위로했다. 그는 전날 이스라엘을 향해 "그들이 가혹한 징벌을 자초했다"며 '의무적 보복'을 지시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마즐리스) 의장은 장례식 연설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은 이란 영토에서 야습을 저지른 것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이것(암살)이 미국의 지원과 협력 속에 이뤄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 이 범죄에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항 단체들은 시온주의자 적(이스라엘) 앞에서 종교적 의무를 다하고 있으며 자신의 결정으로 신성한 승리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친이란 무장세력 '저항의 축'을 향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보복에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장례식에 참석한 테헤란 시민들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란 정부는 그가 사망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간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하마스는 테헤란에서 이날부터 이틀에 걸쳐 이어지는 장례 절차가 끝나면 오는 2일 하니예의 시신을 운구해 카타르 도하에서 다시 한차례 장례식을 치르고 안장할 예정이다.
하니예는 지난달 30일 이란 테헤란의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이튿날 새벽 테헤란 북부의 숙소에서 공습으로 추정되는 공격에 암살됐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