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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두실 분?” 실적 좋을 때 잇단 ‘희망퇴직’ 진행… 손보업계가 움직이는 이유

입력 : 2024-08-01 19:58:44 수정 : 2024-08-01 19: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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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잇단 ‘희망퇴직’ 단행 왜?

손보 업계 1분기 순익 3조 육박 ‘역대급’
한화·메리츠 이어 KB손보도 희망퇴직
3년 만에 단행… 임직원 모두 115명 떠나

디지털 시대 맞는 필요 인력 수혈 포석
고직급 물갈이… 인사 적체 해소도 겨냥
“새로운 인재 통해 새로운 단계로 전진”

역대급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손해보험업계가 최근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인사적체를 해소하는 한편 디지털화 등 변화하는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로 인력 구조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최근 실시한 희망퇴직으로 모두 115명을 퇴직 발령했다. 2019년(80명)과 2021년(101명)에 이어 3년 만에 단행된 희망퇴직이다.

 

KB손보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합한 인력 구조를 위해 지난 19일부터 희망퇴직 희망자를 접수했다. 신청 대상은 △만 45세 이상 및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 △근속연수 20년 이상 직원으로, 임금피크제 진입자와 예정자였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최대 월급여 36개월분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고, 추가로 생활안정자금과 전직지원금 또는 자녀학자금, 본인과 배우자 건강검진비도 지원했다. 또 대상자가 원하면 계약직 재고용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KB손보 관계자는 “(희망퇴직으로) 승진 적체 등에 숨통이 트일 상황이 된 것 같다”며 “신입직원 채용을 늘려 조직을 조금 더 젊고 역동적이며 활동적으로 만든다는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메리츠화재도 지난 6월 희망퇴직을 접수한 결과 임직원 200여명이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임직원의 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회사에서 희망퇴직은 9년 만에 이뤄졌다. 메리츠화재는 30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직급과 근속연수 등을 기준으로 최대 38개월분의 특별퇴직금과 함께 자녀학자금지원금, 전직지원금, 의료지원금을 지급했다.

지난 3월에는 한화손해보험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2021년 이후 3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보통 해마다 희망퇴직을 접수하는 은행권과 달리 보험업권은 정기적으로 실시하지 않는다. 특히 손보업계는 최근 역대급 실적으로 순항 중인 만큼 실적 악화 등으로 단행하는 일반적인 희망퇴직과는 결이 다르다는 전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국내 31개 손보사는 전년도보다 50.9% 늘어난 8조2626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바 있다. 올해 1분기도 순이익 2조9694억원으로 역대급 분기 실적을 냈다. 최근 2분기 실적 실적을 발표한 KB손보는 상반기 순이익이 572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적용과 80%에 육박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등으로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며 “희망퇴직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오히려 실적이 좋은 때에 조직 개편을 통해 나중을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진행된 손보업계 희망퇴직에서는 30∼40대까지 대상 범위가 확대됐다. 젊은 직원이더라도 희망퇴직을 원하면 내보내고, 더 필요한 인력을 영입하겠다는 인사정책의 결과로 풀이된다. 고연령·고직급 감축과 함께 전체 조직의 인력 구성을 개편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희망퇴직에서 비롯된 빈자리는 디지털이나 재무, 투자 관련 인력이 채울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제판(제조·판매) 분리, 법인보험대리점(GA) 강화, 디지털 확대 등으로 기존 핵심이었던 영업부서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반면 디지털이나 재무 관련 인력의 중요도는 커지고 있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비용 감축을 좇기보다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새 인재 영입을 통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라며 “업계는 조직 슬림화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디지털화에 적합한 인력 구조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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