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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를 알리에 판다고? 비현실 자구책에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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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02 11:58:32 수정 : 2024-08-02 11: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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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사태를 촉발한 구영배 큐텐 대표와 각 계열사 대표들이 법원 심문을 앞두고 ‘현실성’ 없는 자구책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공공플랫폼, 즉 판매자가 주주가되는 플랫폼으로 전환한다거나 알리와 테무에 매각을 통해 자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급기야 알리 익스프레스는 인수 계획이 전혀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까지 내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뉴시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큐텐 측은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의 매각 소식을 알렸다. 위메프는 알리·테무에 매각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며, 인터파크커머스 역시 인수 희망자 2곳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위메프의 일방적인 주장에 알리익스프레스는 직접 “위메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관련 기업과 접촉한 사실도 없다”며 보도자료를 내며 선을 그었다. 테무 역시 위메프 인수 가능성을 부인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모기업인 중국 알리바바가 해외 현지 정부와 마찰이 있는 기업은 인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이번 딜 성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평가다.

 

구 대표가 구상한 또 다른 자구책 중 하나는 ‘공공플랫폼’이다. 구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해 공공플랫폼인 ‘K-커머스(가칭)’를 출범하고, 판매자가 합병법인의 대주주가 되도록 하는 내용의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티몬과 위메프가 합병할 경우 인력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어 수익 개선도 가능하다는 것이 구 대표의 설명이다. 즉 판매자들의 정산대금을 당장 지급하기 어려우니 이미 깡통회사가 되어버린 두 회사를 합병해 대주주로 모시겠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악화일로의 티몬과 위메프의 경영 상황을 고려해보면 경영정상화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추가로 혈세를 투입해야할 가능성이 크다.

 

티몬의 경우 2022년 기준 자본총계가 -6386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갚아야 하는 부채도 7859억 원에 달한다. 이번 사태로 알려진 판매 대금 미정산 규모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판매자 등 채권자들이 구 대표의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구 대표는 피해 복구를 위해 현재 중단된 위메프와 티몬의 영업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사이트를 오픈하고 사업을 재개하면 고객과 판매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그래야만 매각 가격도, 지분도 가치가 생겨 피해 회복에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현실성이 떨어지는 자구책이 남발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법원의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회생법원에 신청한 자율구조조정(ARS)을 통해 채권자와 이 같은 자구안을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2일 티몬·위메프에 대한 회생 절차 심문을 시작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기업 가치를 선정하기 위한 실사 작업 등을 거치면 결론까지는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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