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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기차 화재 피해차량 무료 세차"…훈훈한 동네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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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06 06:53:43 수정 : 2024-08-06 06: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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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댓국집 사장은 휴무일에 가게 문 열고 공짜로 식사 나눔

최근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인천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무료 세차나 식사를 제공하겠다며 나선 동네 사장님들의 미담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서 기계식 세차장을 운영하는 김영호(36·남)씨는 최근 전기차 화재로 큰 피해를 본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을 위해 이날부터 이틀 동안 무료 세차를 자청했다.

전기차 화재 여파로 재 쌓인 차량. 김영호씨 제공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벌써 50대가 넘는 차량이 김씨의 세차장을 이용했다.

김씨는 5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지난주 토요일인 엊그제부터 전기차 화재 피해를 입은 아파트 입주민들이 재가 쌓이거나 그을린 차량을 몰고 간간이 세차하러 오셨다"며 "돈을 받으면서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한 피해 입주민으로부터 "다른 세차장에 맡기려고 했더니 화재 피해 차량이라는 이유로 60만∼80만원을 달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는 '세차 봉사'를 결심했다.

김씨는 "손님에게 '다음 주에 세차를 무료로 해 줄 테니 아파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달라'고 부탁했다"며 "그 글을 본 입주민들이 오늘 아침부터 많이 오셨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개업한 김씨의 세차장은 높은 수압으로 자동 세차를 하는 곳이다. 차 한 대당 세차비로 1만∼1만5천원을 받지만 그는 이틀 매출 600만원을 포기했다.

인천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전소된 차량. 연합뉴스

세차장을 무료로 이용한 한 피해 입주민은 "화재로 날린 재가 차량에 쌓인 뒤 굳을까 봐 마음을 많이 졸였다"며 "손 세차 업체마다 1주 일치 예약이 다 차 있어 걱정했는데 무료로 세차를 해줘 너무 고맙다"고 김씨에게 인사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피해 아파트 스티커가 부착된 입주민 차량만 무료로 세차를 해 줄 생각이었는데 입주민이 아니더라도 상가 등지에 주차했다가 피해를 본 차주들도 오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피해 아파트 바로 앞에 사는 동네 주민"이라며 "이웃으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웃었다.

청라국제도시에서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김도희(34·여)씨도 전날 점심과 저녁 시간에 화재 피해 아파트 주민들에게 무료로 따뜻한 끼니를 나눠줬다.

그는 지난주 화재 후 아파트에 수돗물이 끊겨 씻지도 못한 채 식사하러 온 일가족 손님을 보고 뒤늦게 심각한 상황을 알게 됐다.

가게 앞에 붙인 무료 식사 제공 공지. 김도희씨 제공

김씨는 "가게 인근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건 뉴스를 보고 알았지만, 수돗물까지 끊긴 줄은 몰랐다"며 "밤늦게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온 일가족 손님에게 '운동하고 오셨나봐요'라고 철없이 말을 건넸다가 뒤늦게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일요일은 가게 정기 휴무일이지만 직원 1명에 직장 다니는 친구 2명까지 불러 순댓국 300인분을 준비했다"며 "뭐라도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덧붙였다.

화재 후 단전과 단수로 행정복지센터 등지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지내는 입주민 180명은 전날 김씨의 가게에서 순댓국으로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다.

피해 아파트 주민 박모(44·남)씨는 "여기저기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새삼 이웃의 정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며 "복구 작업이 끝나면 우리 주민들도 잊지 않고 보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1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주민 22명과 소방관 1명 등 모두 2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40여대가 불에 타고 100여대는 그을리는 등 피해를 입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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