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폭발 화재와 관련, 소방당국이 이미 4개월 전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화재 위험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김대영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의원이 확보한 지난 4월3일자 해당 아파트단지에 대한 '소방활동 자료조사 결과보고'에 따르면, 인천 서부소방서는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화재 발생 시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방당국은 '연소 확대 요인' 항목에 '지하주차장이 아파트 동별로 구획되지 않고 하나로 통합돼 있다'면서 '차량 화재 발생 시 주변 차량으로의 연소 확대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적었다.
이번 화재로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93대가 그을림 등의 피해를 본 것에 비춰보면 소방당국의 대규모 피해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된 셈이다.
소방당국은 이어 '전기충전기 106대 증설로 인해 과열, 과전압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형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번 화재가 발생할 당시 벤츠 전기차를 충전 중인 상태는 아니었지만, 소방당국이 전기차 관련 화재 발생 가능성과 위험성을 인지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는 증설된 시설까지 합해 전기차 충전시설 총 116대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소방당국은 '다수 인명피해 발생 우려지역'으로 '증설된 전기차 충전시설 지하주차장'을 꼽았으나, 다행히 이번 화재로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차장에서 발생한 검은 연기가 아파트 단지 전체를 뒤덮으면서 영유아를 포함한 입주민 22명이 연기를 흡입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진 벤츠 전기차량에서 폭발 화재가 발생해 8시간20분 만에 진화됐다.
차주 A(40대)씨는 화재 발생 59시간 전인 지난달 29일 오후 전기차 충전구역이 아닌 일반 주차구역에 해당 차량을 세운 뒤 사흘 동안 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화재로 대규모 정전과 단수가 이어지면서 한때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경찰 등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배터리 관리 장치(BMU)' 등을 차체에서 분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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