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공의 의존도가 30∼40%로 높았던 상급종합병원을 ‘중증·고난도 진료 병원’으로 구조 전환하고, 하반기에는 서열화 탈피를 위한 새 이름 공모에 나선다.
최상위 의료기간의 체질 개선을 위해 중증 입원환자 비율 하한(현행34%)을 올리고, 외래·경증 100대 질환 비중 상한(현행7%)은 낮출 방침이다. 중증 환자를 늘리고 외래·경증 환자를 대폭 줄이겠다는 것으로, 중환자실 확보율과 환자당 전문의 수 지표도 신설해 새로운 최상위 의료기관 지표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상종 구조전환 지원사업 9월 시작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 사업 계획을 논의했다. 우선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을 9월부터 시행한다.
사업에 참여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 비중을 3년 내 70%까지 올리고, 일반병상을 최대 15%까지 감축해야 한다. 전문의와 진료지원(PA) 간호사 중심으로 업무를 재설계해 전문인력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고, 상급종합병원 의사 인력 중 전공의 비중을 현재 40%에서 20%로 단계적으로 줄여 밀도 있는 수련을 제공하기로 했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해 고난도 의료행위를 전문으로 하는 종합병원이지만, 그간 경증과 중등증(경증과 중증 사이) 환자 진료를 상당 부분 담당해 역할에 맞지 않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는 이에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이나 3차 의료기관으로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지원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의 경우 전체 허가 병상이 1500병상 이상인 병원은 일반병상을 15%, 그 외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은 10%까지 감축해야 한다.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은 일반병상을 10%, 비수도권은 5%를 줄여야 한다.
중증환자 중심으로 안정적인 전환이 가능하도록 중증환자 진료에 대한 수가를 인상하고 성과 보상을 지원한다. 입원료와 중환자실 수가는 50% 수준으로 정액 인상하고, 중증 수술과 마취행위에 대한 수가도 올린다.
◆2차병원 키워 상종 공백 메운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렸던 진료 요구를 2차병원 역량을 키워 분산할 방침이다. 같은 종합병원이더라도 기능과 역량이 다른 데 현재는 병상수(100병상 이상)와 진료과목(7개 이상) 기준만 맞추면 모두 종합병원으로 분류됐다. 이에 환자가 질환과 증상에 맞는 병원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부추기는 원인이 됐다.
정부는 2차 병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성과가 우수한 종합병원에 대상 보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심장·뇌·수지접합·화상 등 필수 전문진료를 하는 전문병원을 육성하기 위해 내년 중 ‘전문병원 지정 및 육성체계 전면 개편안’도 발표한다.
◆“내년 지역필수의사 96명 양성 시작”
정부는 지역의 환자가 서울의 상종을 찾아 올라오지 않고 거주지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역 거점병원의 역량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국립대병원 수술실과 중환자실을 비롯한 시설·장비 첨단화에 1836억원을 투입한다. 지역 국립대병원에는 내년부터 연간 2000억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이를 위해 지역 국립대병원의 교수 정원을 내년에 330명 확대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7년에 1000명까지 확대한다.
지역의료인력 확충을 위해 전문의를 대상으로 ‘계약형 필수의사제’를 도입한다. 내년에는 4개 지역, 8개 진료과목(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전문의 96명에게 월 400만원의 지역근무 수당을 지원한다. 지역 의대를 졸업한 후 지역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수련을 마친 전문의가 지역에 정착하도록 하기 위한 경제적·비경제적 지원책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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