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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수 감소에도 교육교부금 4년간 20조 증가…정부 재정 운용 제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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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08 11:00:08 수정 : 2024-09-08 13: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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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이 향후 4년 동안 20조원 정도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저출생이 심화하면서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내국세에 연동된 교육교부금은 자동적으로 늘어나면서 학생 1인당 교부금은 4년간 50%가량 늘어나게 된다. 경직적으로 운영되는 교육교부금이 의무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정부 재정 운용의 폭도 제약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교육교부금은 올해 68조8732억원에서 2028년 88조6781억원으로 19조8139억원(28.8%) 증가하게 된다. 연평균 5조원씩 4년간 20조원 정도 늘어나는 것이다. 교육교부금이 늘어나는 속도는 총지출보다 약 2배 가파르다. 총지출은 올해 656조6000억원에서 2028년 756조2000억원으로 99조6000억원(1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교부금은 각 시도교육청이 교육시설 등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국가가 나눠주는 교부금으로, 내국세의 29.79%와 교육세 일부로 조성된다. 수요와 상관없이 내국세에 맞춰 조성되다보니 학령인구와 무관하게 매년 몸집이 불어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학생 1인당 교부금은 급증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중위추계) 기준 초·중·고 학령인구는 올해 524만8000명에서 2028년 456만2000명으로 68만6000명(13.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재정은 늘면서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같은 기간 1310만원에서 1940만원으로 630만원(48.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무지출에서 교육교부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의무지출은 법령에 따라 지출의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교육교부금 및 각종 복지지출을 포함한다. 올해 교육교부금은 의무지출 중 19.8%를 차지하지만 2028년에는 20.5%까지 증가한다. 반면 의무지출 중 저출생과 관련된 다른 사업 규모는 줄어든다. 아동수당은 2024년 2조1000억원에서 2028년 1조7000억원으로 감소하고, 부모급여는 같은 기간 2조3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줄어든다.

사진=뉴시스

교육교부금 증가세와 고령화와 맞물려 의무지출이 증가하면서 정부의 재정 운용은 제약받고 있다. 의무지출은 올해 347조3000억원에서 2028년 433조1000억원으로 24.7% 증가한다. 연평균 증가율은 5.7%다. 반면 정부의 정책 의지가 반영되는 재량지출은 올해 309조2000억원에서 2028년 323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1.1% 늘어나는 데 그친다.

 

이에 교육교부금을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칸막이 안에 갇혀 있는 교육교부금의 사용처를 개편해 늘어나는 복지 수요 등을 감당하자는 것이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인구축소사회에 적합한 초중고 교육 행정 및 재정 개편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내국세수와 지방세수에 기계적으로 연동되어 있는 유초중등 교육재정 산정방식의 근본적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향후 교육성과 등 재정수요와 무관하게 일반정부 유초중고 교육분야 재원이 조성 및 지출됨에 따라 유초중등 교육 분야에 대한 일반정부의 지출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교육 수요자가 급감하는데도 불구하고 기계적으로 내국세수에 연동해 여타 지출 분야에 우선해 확대해주는 현행 제도는 결코 바람직한 예산 편성 방식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면서 내국세수에 연동된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을 완화하고 교부금 배분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등이 참여하는 등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교육교부금 개편을 위해선 교육계의 반대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교육계에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낮추는 등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서라도 현행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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