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가 미국이 한국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출 통제를 압박한 것과 관련해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3일 사설을 통해 “한국이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기를 권고한다”며 이번 수출통제 대처는 “미국 압력에 저항해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과 협력을 계속 심화할 수 있는지 한국의 지혜를 시험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매체는 “미국의 악의적인 반도체 전쟁과는 대조적으로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윈-윈 로드맵을 모색해왔다”며 “양국(한국과 중국) 간 경제적 보완성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은 미국의 수출 제한과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추진의 인질이 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요한 생산기지이자 판매시장으로, 일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수출 가운데 약 40%가 중국으로 향한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설명했다.
앞서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지난 10일 “세계에 HBM을 만드는 기업이 3개 있는데 그 중 2개가 한국 기업”이라먀 “그 역량을 우리 자신과 우리 동맹의 필요를 위해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HBM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핵심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HBM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은 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기 위해 한국 등 동맹과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정치 엘리트들은 한국 HBM이 특정 국가, 특히 미국과 동맹국에만 판매되기를 원할 수 있으며, 이는 해당 반도체 수출 시장이 위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수출 제한이 HBM으로 확대된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매체는 “이는 공급과 수요 상황에 충격을 줌으로써 결국 한국 HBM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쳐 수출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며 “직접적인 결과는 한국 반도체 회사가 HBM 관련 사업에서 덜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점”이라고 전망했다. 또 “일부 한국 기업은 지난 10년 간 HBM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며 “미국이 전략적 이기심을 위해 한국 기업에 매출과 이익을 희생하도록 강요한다면 한국 기업에서 직접 돈을 훔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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