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과 IBK기업은행의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B조 조별리그 맞대결이 펼쳐진 30일 경상남도 통영체육관. 두 팀의 맞대결은 비시즌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정관장을 떠나 IBK기업은행에 새 둥지를 튼 이소영을 둘러싼 ‘이소영 더비’로 관심을 끌었다.
경기 전 만난 고희진 감독은 특유의 밝은 미소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정관장에 쏠리는 가장 큰 관심은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세르비아)와 아시아쿼터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인도네시아)의 공존 여부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리시브를 받지 않고 공격작업에만 집중했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고희진 감독은 “부키리치가 아웃사이드 히터로, 메가가 아포짓 스파이커로 선발 출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분들이나 팬들 모두 누가 더 리시브 능력이 나은지에 따라 포지션을 선택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제 선택 기준은 달랐다. 누가 더 왼쪽에서 공격을 잘 하는지를 보고 선택했다. 둘 다 시켜보니 부키리치가 왼쪽에서 공격하는 게 더 낫더라. 지난 시즌에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님이 왜 부키리치를 왜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했는지를 알겠더라”라면서 “부키리치가 리시브도 곧잘 한다. 연습 과정에서 나쁘지 않았다. 그 모습만 보여준다면 다가올 V리그에서 제 몫을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키리치의 아웃사이드 히터 파트너는 IBK기업은행으로 FA이적한 이소영의 보상선수로 정관장에 합류한 표승주가 선발로 나선다. 고 감독은 “부키리치와 메가, 표승주, 정호영, 박은진까지 우리 주전 선수들 모두가 득점력 있는 선수들이다. 결국 세터 염혜선이 얼마나 선수들을 조화롭게 활용하며 득점력을 끌어내느냐다. 주장까지 맡고 있는 염혜선 선수가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부키리치의 리시브가 흔들릴 때를 가정한 대비책은 갖고 있지만, 이번 KOVO컵에서만큼은 이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고 감독이다. 그는 “플랜 B,C,D까지 있지만, KOVO컵에선 안 보여준다. 이번 KOVO컵은 부키리치가 리시브를 받는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어느정도 해줄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하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자신감 넘치게 사전 인터뷰를 마친 고 감독. 그러나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기 전 웃으며 “아, 불안하다. 불안해”라고 말해 취재진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과연 고 감독의 승부수인 부키리치의 리시브를 받는 아웃사이드 히터로서의 변신. 이는 정관장의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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