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해 주목 받고 있는 소설가 한강(53)이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며 그룹 악동뮤지션의 노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언급한 일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 작가는 3년 전 ‘작별하지 않는다’ 출간 후 출판사 문학동네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Playlist]소설가 한강의 반전 플리 제주를 닮은 곁에 있어 준 노래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그가 제주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는 즐겨 들었던 음악들이 소개됐다.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작품에 대해 한 작가는 “지극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고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가는 이야기. 바다 아래에서 촛불을 밝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한 마리 새를 구하려고 눈보라를 뚫고 나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이고, 어떤 것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작별하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라며 “그런 감정을 함께 느껴주신다면 좋겠다”고 했다.
평소 글을 쓸 때도 음악을 자주 듣는다는 그는 ‘작별하지 않는다’의 배경이 되는 제주의 바람소리를 담고 있는 조동익의 ‘푸른베개’ 앨범 속 ‘Lullaby’라는 곡과 특히 열심히 썼던 시기에 들었던 김광석의 ‘나의 노래’, 치유 효과가 있다는 기록이 있는 아르보 페르트의 ‘거울 속의 거울’ 등 노래를 언급했다.
그는 “글을 쓸 때 음악에서 영감을 받을 때도 있다”며 “소설을 쓸 때 이미지가 중요하다. 시각적인 이미지뿐 아니라 바람 소리 같은 어떤 장면이 좋다거나 음악이 가진 정서가 있는데, 그 정서가 제안의 것과 만나 ‘그래, 나 이것 쓰고 싶었어’ 하고 문득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악동뮤지션의 노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를 들으며 눈물을 흘린 사연도 이야기했다.
한강 작가는 “‘작별하지 않는다’ 초고를 다 쓰고서 택시를 탔는데 이 노래가 나오고 있었다”며 “‘어떻게 내가 어떻게 너를, 이후에 우리 바다처럼 깊은 사랑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별일 텐데’라는 가사를 듣곤 ‘바다가 마르는 게 불가능하다’는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사연 있는 사람처럼 택시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가수 오혁이 부른 중국곡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 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이라는 노래에 대해 “이 노래를 듣다보면 어떤 사람이 사랑을 품고 계속 걸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장편소설은 긴 호흡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랑이 없이는 못 쓴다. 점점 나이 먹어가면서 사랑에 대해서 많이 생각한다. 잘 걸으려면 사랑이 필요하고, 잘 가는 것 같아도 사랑이 없으면 그 사람은 이미 무너져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한강 작가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지난해 프랑스 메디치 외국 문학상을 받았고, 지난 10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확정됐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