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대선 불복 폭력’ 대비해 보안 격상
50% 넘는 사전투표율… 본 투표장은 한산
5일(현지시간) 막이 오른 미국 대선에서 첫 투표함을 연 곳은 뉴햄프셔주(州)의 산간마을 딕스빌 노치였다. 딕스빌 노치는 1960년 광산이 있던 시절, 일터로 나가기 전 빠르게 투표를 마치는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 투표일 0시, 미국 전역에서 가장 빠른 투표를 시작한다.
딕스빌 노치의 개표 결과는 ‘수십 년 만의 혼전’이라는 이번 대선의 초박빙 승부를 다시 한 번 예고했다. 투표소인 발삼스 호텔에 설치된 집계판에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가 3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똑같은 3표를 얻었다고 기록됐다.
딕스빌 노치의 전체 유권자 6명 중 4명은 공화당원이지만, 2020년 대선 당시에도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5표를 얻었다. “일곱 살부터 공화당원”이었다는 주민 레스 오튼(75)은 CNN에 해리스에게 투표했다고 밝히며 “트럼프는 자신에게만 충성을 맹세하라 하고, 자기만 (우리나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그건 반민주적”이라는 이유를 댔다.
경합주 중 가장 먼저 투표가 시작된 곳은 노스캐롤라이나(오전 6시30분)다. CNN방송은 윌밍턴의 한 투표소 앞에서 개장을 기다리는 유권자가 40명이 넘었으며, 이후 대기 인파가 급증했다며 경합주의 투표 열기를 전했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또 다른 경합주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풀턴 카운티의 한 투표소에서 개장을 기다리는 이들이 16명에 불과했다고 전해 높은 사전투표율을 실감케 했다. 조지아의 사전투표율은 50%가 넘는다.
딕스빌 노치에서 시작된 미국 대선 본투표는 한국 기준으로 25시간 동안 이어진다. 미 대륙이 워낙 드넓은 탓에 한 나라 안에서도 시차가 발생해 각기 투표 시작·마감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투표 마감 시간은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6일 오전 10시)이며, 가장 마지막에 투표함을 닫는 곳은 알래스카다. 6일 오전 1시(한국시간 6일 오후 3시) 알래스카의 투표가 마감되면 길고 길었던 미국 대선 레이스도 막을 내린다.
선거 당국과 주정부가 삼엄한 경계 태세에 들어가면서 ‘폭풍전야’의 긴장감도 연출됐다. 2021년 1·6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와 같은 폭력 소요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당국이 보안 조치를 이례적으로 격상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방위군을 배치했거나 대기시킨 주가 미 전역에서 19곳에 이르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