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BMI)를 최소 27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현재 BMI는 체중(kg) ÷ 키(m)^2로 계산한다. 예를 들어 체중이 70kg이고 키가 1.75m인 남성의 경우 BMI는 22.86으로 정상 범위에 속한다. 이는 여성의경우도 같은데, 이 경우 비만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에서는 모델 사이즈를 기준으로 키 165cm에 45kg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11일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 지역의 기준을 따르고 있는 우리나라 비만 기준 BMI 25 이상을 국내 상황에 맞게 27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BMI와 총사망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공통으로 현재 비만 기준인 BMI 25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U자 형태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또 관찰 시작 시점 이후 5년 내 사망자를 제외한 분석 결과에서도 BMI 25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고 BMI 18.5 미만과 35 이상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높았다. 특히 BMI 25 이상에서 사망 위험 증가 폭을 살펴보면 29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사망 위험 증가 폭이 2배 커졌다.
BMI와 심뇌혈관질환(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발생 간의 연관성 분석 결과에서는 BMI가 높아질수록 질병 발생 위험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BMI 25구간을 비만 기준으로 특정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BMI 18.5 미만에서 가장 낮았으며 이후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BMI 27구간, 심혈관질환은 BMI 29구간, 뇌혈관질환은 BMI 31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질병 발생위험 증가폭이 커졌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교수는 “20년 전 분석에서는 BMI 23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였으나 그동안 우리의 체형과 생활 습관, 질병 양상이 서구와 닮아가는 변화를 보이면서 이제는 BMI 25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며 “지금의 BMI 진단 기준을 27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한국인의 적절한 진단 기준”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02~2003년 일반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최대 847만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해 BMI 수준별로 사망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 정도를 분석한 결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우리나라 국민에게 적합한 기준을 제시했다.
현재 성인 비만의 기준은 체질량지수 25kg/m2 이상이다. 체질량지수 25.0∼29.9kg/m2를 1단계 비만, 30.0∼34.9kg/m2를 2단계 비만, 35.0kg/m2 이상을 3단계 비만(고도 비만)으로 구분한다. 또 국내에선 허리둘레를 측정해 복부비만을 진단하는데, 허리둘레가 남성은 90cm, 여성은 85cm 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정의한다. 지금의 BMI 진단 기준이 27로 상향되면 이런 기준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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