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언행과 철권통치를 일삼아 ‘아시아의 트럼프’로 불렸던 로드리고 두테르테(79) 전 필리핀 대통령이 본격적인 정계 복귀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최근 남부 민다나오 섬 다바오 시장 선거에 후보 등록을 신청하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다바오 시장으로 20년 넘게 재임했다.
2021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그의 복귀는 ‘가문 수호’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필리핀의 대표 정치 가문에 속하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또 다른 유력 가문 마르코스와 ‘정치적 동맹’을 맺고 자신의 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를 2022년 부통령 자리에 앉혔다. 그러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지면서 사라가 탄핵 위기에 처하자 딸과 가문을 지키기 위해 정계 복귀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임 기간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민간인을 상대로 ‘초법적 살인’을 저질렀다는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조사 대상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떳떳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3일 의회 조사에 출석해 “내가 한 행동은 나라와 청년들을 위한 것이었다. 지옥에 가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며 ICC 조사관을 마주하면 발로 걷어차 버리겠다는 과격한 언행을 이어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