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처벌 적게 해달라…내 목숨과 바꿀 수 있어" 선처 호소
유년 시절부터 가정폭력을 일삼아온 할아버지(77)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검찰이 징역 24년을 구형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정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황 모 씨(23)의 존속살해 혐의 공판에서 징역 24년을 선고하고,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해자에 대한 가정폭력 범행 전력을 조회했으나 공소권 없음, 혐의없음으로 처리된 것만 확인되고 형사처벌 전력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심리 검사 결과에 따르면 피고인은 성격적 기질에 따라 가정폭력을 과중 인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검찰은 "다만 유족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황 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는 평소 황 씨의 할머니(어머니)에게 심한 폭력성을 보였다"며 "피해자의 범죄 전력이 없는 것은 경찰에 신고할 때마다 항상 끝에는 처벌불원으로 합의하면서 종결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황 씨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피해자가 아버지로 등재돼 있었다. 변호인은 "친부인 형이 피고인을 낳자마자 피해자에게 데려와 친아들로 신고한 뒤 부자지간으로 지내왔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지인과 술을 먹다 귀가했는데 만취 상태에서 잠재돼 있던 분노가 폭발해 안타까운 사건에 이르게 됐다"며 "피고인은 자신이 얼마나 큰 패륜 범죄를 저질렀는지 깨닫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공판에서는 황 씨의 할머니(어머니)인 A 씨가 휠체어를 탄 채로 참석해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피고인이 형을 적게 받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을 하자 A 씨는 "적게 받기를 원한다. 내 목숨과도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다.
당시 피고인석에서 할머니의 발언을 듣고 있던 황 씨는 끝내 오열했다.
황 씨는 지난 8월 6일 오전 0시 30분쯤 성동구 금호동 소재 다세대 주택에서 만취한 상태로 같이 살고 있는 할아버지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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