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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엘리트’ 뺀 트럼프표 인사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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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01 23:09:20 수정 : 2024-12-01 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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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계획한 듯 순식간 내각 구성
기존 워싱턴 엘리트주의에 반기
파격적이고 상식 깬 인선 잇따라
중간선거 이전 개혁 이룰지 주목

미국 대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도널드 트럼프 2기의 내각 구성은 대부분 완성됐다. 마치 트럼프 당선인의 머릿속에 다 계획이 있었던 것처럼 순식간에 내각이 채워졌다. 인사는 예상보다 더 파격적이었다. 성비위 의혹 등 윤리 문제는 제외하고라도 지명자들의 경력이 상식 밖이다. 프로레슬링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출신 교육장관,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 40대 국방장관, 석유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에너지부 장관 등 면면이 상식을 깨는 인사가 이어졌다. 처음에는 놀랐고, 나중에는 또 무엇이 나올까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다.

홍주형 워싱턴특파원

인사 국면에서 기회 될 때마다 현지인들에게 반응을 물었다. 최근 주로 외교안보 분야 인사들을 만난 데다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야다 보니 외교안보 분야 지명자들에 대해 주로 얘기를 나누게 됐다. 안보 분야 전직 미 정부 당국자이자 공화당계 인사에게 어떻게 인사를 평가하느냐고 물었더니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마이클 왈츠 플로리다 하원의원에 대해선 “그럴 만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루비오 의원은 상원 외교위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왈츠 의원은 다소 경력이 적기는 하지만 대선 국면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안보팀에서 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령 출신으로 직전까지 폭스뉴스 진행자였던 피트 헤그세스의 임명에 대해선 너무 의외라 자신도 좀 놀랐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한 다른 전문가는 “어차피 트럼프가 다 하는데 누가 되든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포럼에서 옆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게 된 한 현직 군 관계자에게 국방장관 후보자에 대한 군내 반응을 물었더니 그는 매우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긍정적으로 얘기하지는 못했다. 그는 “한번 보자(Let’s see)”라고만 했다. 이게 워싱턴의 일반적인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열렬한 지지자들의 반응은 좀 다르다. 트럼프 당선인을 재소환한 바로 그 열렬한 ‘팬덤’의 주인공이다. 동네 이웃인 퇴역 해군 출신 알레시아는 선거 기간 내내 집 앞에 ‘트럼프·밴스’ 팻말을 내걸고 트럼프 당선인을 열렬하게 지지했다. 최근 집 앞에서 그를 만나 “인사를 어떻게 봤느냐”고 묻자 그는 “워싱턴의 엘리트주의에 일격을 가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이후 군에 파벌이 생겼다고 주장하고, 워싱턴 엘리트가 아닌 사람이 와서 군을 개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거 기간 동안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야 많이 들었지만 이후 인사 국면에서 이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인사에 대해 반응하는 태도를 접하니 새로웠다. 트럼프 당선인이 자기 소신대로 인사를 할 수 있는 힘이 여기서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방장관 지명자가 개혁에 적합한 인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알레시아의 말을 듣다 보니 트럼프 2기 내각에서 워싱턴의 엘리트주의에 반기를 든 대표적인 인물이 떠올랐다. 정부효율부 공동수장을 맡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다. 연방 정부 예산을 3분의 1 삭감하고 공무원 수를 대대적으로 줄이겠다는 그의 ‘개혁’은 초반부터 ‘워싱턴의 방식’과는 충돌의 연속이다. 엑스(X·옛 트위터)에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밝히다 못해 그가 비효율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공직에 있는 특정 공무원의 실명을 거론하고, 자신의 인사 선호도를 거침없이 밝히는 틀을 깨는 행보는 이미 주류 언론과 워싱턴의 관료 집단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 그의 급진적 연방 정부 개혁과 관련해 주류 언론은 연방 행정법 위반 가능성 등을 거론하고 있다. ‘백래시’(반발)가 결코 작지 않을 것 같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사는 일반적으로 묘사되듯 ‘충성파’로만 설명되기엔 다양한 요소가 혼재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를 체화하면서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기존의 워싱턴 엘리트와는 결이 다른 인물들이 전면에 포진됐다. 중간선거까지 ‘트럼프표 개혁’을 위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주어진 시간은 약 2년이다. 성공이든, 실패든 어느 쪽도 평범하지 않은 휘몰아치는 2년을 보게 될 것 같다.


홍주형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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