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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 한국 검찰의 탄생… 어떻게 법적 기반 늘려왔나

입력 : 2024-12-14 06:00:00 수정 : 2024-12-12 20: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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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탄생/ 검찰연구모임 리셋/ 월북/ 1만9800원

 

1987년 한국 사회가 민주화하면서 정보기관이 퇴조하고 법적 정당성을 가진 검사와 검찰 출신 인사들이 이들을 대신해 권력의 중추가 되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 들어선 행정부는 물론 정치권, 기업 등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 막강하고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촘촘한 법률 지식으로 무장한 검찰은 ‘검찰공화국’이라는 비아냥이 터져 나올 정도로 사회 곳곳에서 영향력을 키워왔고, 급기야 비상계엄이라는 외피로 민주공화정의 위기를 초래한 윤석열 대통령까지 탄생시키며 그 정점에 달했다. 검찰이 압도적인 법적 권력과 제도적 장치를 배경으로 권위주의와 ‘법 기술’의 그늘 아래 경쟁자 없이 한국 사회를 군림해왔다는 비판 역시 커져왔다.

 

검찰연구모임 리셋/ 월북/ 1만9800원

한국 사회에서 검찰 문제가 ‘왜’ 생겨나게 되었으며, ‘어떻게’ 검찰을 개혁해야 하는지, 검찰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면밀하게 파헤친 ‘검찰 안내서’이자 ‘검찰개혁 참고서’가 나왔다. 법학자와 법조인, 활동가, 언론인 등이 모인 ‘검찰연구모임 리셋’은 책에서 검찰 문제를 둘러싼 주요 질문들과 이에 대한 대답 및 대안을 제시했다.

저자들은 책에서 검찰을 둘러싼 77개의 중요 질문과 이에 대한 대답을 7개 장으로 나눠 정리했다. 특히 각 장 사이에 20개의 박스 기사를 배치, 일본의 검찰개혁과 같은 다른 나라 사례를 비롯해 각종 이슈와 디테일을 담았다. 부록에선 역대 정부에서 어떤 검찰개혁을 시도하고 이루어졌는지를 정리한 검찰개혁 일지와 검찰의 흑역사 리스트 30개를 정리했다.

요컨대 책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기형적인 한국 검찰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자신들의 법적 기반을 늘려왔으며, 한국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권력이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한편, 검찰개혁에 대한 가능성과 내용, 합리적인 전략에 대한 단초를 제공한다. 다음은 ‘검찰공화국’의 개념을 묻는 질문에 대한 리셋의 대답.

“검찰공화국은 법적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사전적 정의는 없습니다. 쓰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지요. 하지만 사용례를 모아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법으로 검찰에 너무도 많은 권한을 부여하여 국민 위에 검찰이 군림하게 됨(과잉 권한) 2. 필요에 따라 반대 세력은 가혹하게 수사하고 우호 세력은 수사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수사를 하는 등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경우가 많음(권한 행사의 자의성) 3. 검사 출신이 정부 요직에 과도하게 진출하여 통치의 기반을 이루고 있음(과잉 대표) 4. 검찰의 논리가 국정 운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갈등이나 정치 분쟁이 발생할 때 대화와 타협이 아니라 검찰권에 의존하게 됨(과잉 의존) 5. 결국 민주공화국의 정신을 훼손할 우려가 커짐(민주주의와 갈등)”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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