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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노벨문학상 못 탄다”던 영화, 한강 수상에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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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13 10:50:40 수정 : 2024-12-13 10: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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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 송 감독의 명작 ‘패스트 라이브즈’, 영화 속 대사 오보된 셈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지난해 개봉(한국은 올 3월 개봉)해 해외 평단의 호평을 받은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가 소환되고 있다. 

 

셀린 송 감독(영화 ‘넘버쓰리’ 송능한 감독의 딸)의 첫 연출작인 이 영화는 서울에서 살던 어린 시절첫사랑인 ‘나영’과 ‘해성’이 어른이 된 후 우연히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연결되고 뉴욕에서 다시 만나 서로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올해 미국 감독 조합상(신인감독부문)과 전미 비평가 협회상(작품상), 런던 비평가 협회상(외국어영화상), 미국 골든글로브·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 후보 등 전 세계 영화제 67관왕을 차지하고 200개 가량 후보에 오르며 큰 주목을 받았다. 국내 청룡영화제에도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올라 ‘서울의 봄’, ‘파묘’ 등과 겨뤘다.  

 

국내에서 지난 3월 개봉했다가 일찌감치 상영이 끝난 이 영화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함께 다시 소환됐다. 영화 속 어린 나영의 대사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 영화감독인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된 나영의 꿈은 작가인데, 반 친구들이 이민 가는 이유를 묻자 “한국 사람들은 노벨문학상을 못 타(잖아)”라고 말한다. 그런데 한강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영화가 오보를 내게 된 재밌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영화에서 성인이 된 태오 역할을 맡았던 배우 유태오는 앞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나오자 자신의 SNS에 해당 대사가 나오는 극 중 장면 사진을 올린 뒤 마치 훗날 뉴욕에서 만난 나영(그레타 리)에게 말하듯 “한국에 남아있지 그랬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연극극장에서 열린 ‘노벨 낭독의 밤’ 행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한강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해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았다. 한강은 시상식 후 연회에서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언어는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묻고, 언어는 이 행성에 사는 사람의 관점에서 상상하기를 고집하며, 언어는 우리를 서로 연결한다”고 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강은 역대 121번째이자 여성으로는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는 것은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며, 문학상을 받는 것은 1901년 이 상이 처음 수여된 이래 123년 만의 일이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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