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현재 테스트 중”이라며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SK 회장은 곧 만날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황 CEO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해 이날 퐁텐블루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황 CEO는 전날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공개하며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GDDR7을 사용한다고 했다. 이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빠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별로 중요한 이유는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으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테스트 중이다. 황 CEO는 “원래 엔비디아가 사용한 첫 HBM 메모리는 삼성이 만든 것이었다”며 “그들은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지난해 3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도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10개월 넘게 테스트가 진행 중인 데에 황 CEO는 “한국은 잘 기다리지 못한다”며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며 “그들은 매우 빠르게 일하고 있고 헌신적”이라고 덧붙였다.
황 CEO는 “SK와 삼성은 아시다시피 엔비디아의 가장 큰 공급업체”라며 “그들은 매우 훌륭한 메모리 기업이고 계속 성공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간담회 후에는 최태원 SK 회장과의 만날 계획을 묻자 “내일 만날 것 같다”며 “기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날 황 CEO의 CES 기조연설 뒤 실망감에 엔비디아 주가는 6% 넘게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3조5000억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신제품과 기술을 선보였지만 기대감보다 실망감이 더 컸던 탓으로 보인다. 벤치마크의 코디 애크리 분석가는 “황 CEO가 예상대로 인공지능 산업의 현황과 방향을 광범위하게 강의하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여러 가지 발표했지만, 많은 투자자는 블랙웰과 차세대 GPU 플랫폼 ‘루빈’에 관한 더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기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루빈은 2026년 출시 예정이다. 애크리 분석가는 “황 CEO의 설명회는 다소 심심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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