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매우 전형적 유행 패턴”…설 연휴, 독감 유행의 고비 될까?
밀폐, 밀접, 밀집 환경 피해야…마스크 끼는 등 방법으로 예방해야
"독감이 유행해 대기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따가 오시면 아예 진료를 못 받으실 수도 있어요."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급증하며 전국의 이비인후과와 소아과 병원이 밀려드는 환자들로 인해 포화 상태에 빠졌다.
특히 최근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 A(H1N1), A(H3N2) 유형이 동시에 유행하면서 독감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첫째 주 표본 감시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 수는 99.8명으로, 전주 73.9명에서 1.4배 증가했다. 이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주(86.2명)를 넘어선 수치다.
독감뿐만 아니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 환자도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 호흡기 감염병 확산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RSV 감염증 입원환자는 최근 9주간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주 소폭 감소했으나,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환자 수가 34% 많았다.
코로나19 입원환자 역시 지난해 8월 정점 이후 감소세를 보였으나 최근 4주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독감은 춥고 건조한 늦가을부터 겨울에 확산하는 전형적인 유행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억제됐던 호흡기 감염병이 최근 들어 다시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급격한 기후 변화와 온도차가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높이고 질환의 중증도까지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독감 유행은 보통 11월부터 5월까지 이어지며, 특히 고령자, 어린이, 기저질환자가 감염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며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과 예방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이달 말 설 연휴가 독감 확산의 고비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가 소아·청소년과 젊은층에 더 취약한 경향이 있다며 개인위생 관리와 ‘3밀 환경(밀폐·밀접·밀집)’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전문가는 “백신 접종 후 2주 뒤 예방효과가 나타나므로 이미 유행이 시작된 상황에서 효과를 느끼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백신 접종이 기본”이라며 “마스크 착용과 3밀 환경 회피 등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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