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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세계경제 질서 ‘씨름→수영’ 바뀌어… 해외인력 500만명 들어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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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19 13:15:32 수정 : 2025-01-19 13: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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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최근 세계 경제질서 재편에 대해 “지금까지 씨름을 잘해왔던 선수라도 당장 수영을 해서 경쟁하라고 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수출 주도형 (한국) 경제를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국이 위기상황에 대응하려면 일본 등과 연대해 경제질서 재편에 목소리를 내고 K-컬처·음식 등 소프트웨어 수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약 500만명의 해외 인구를 유입시켜 내수를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19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최근 세계 경제질서 재편 속에서 한국이 위기를 헤쳐나갈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 회장은 19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미국 주도의 관세 인상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인공지능(AI)의 빠른 기술적 변화 등의 불안요소가 삼각파도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4년간 600억달러 수준이었던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액이 바이든 정부 4년간 1500억달러로 늘어난 것을 들며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통상 압력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 4년간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1200억달러에 달했다며 일방적으로 한쪽이 흑자를 본 구조가 아님을 미국에 설득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과도한 통상 압력을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근본적으로 보면 수출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모델을 바꿔야 하는 문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세계 무역질서가 WTO(세계무역기구) 다자주의 체제에서 1:1 양자주의 체제로 바뀌고 있다”며 “수십년간 활용했던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은 현재의 무역질서에서 과거처럼 작동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경제 질서가 바뀐다는 것은 마치 씨름에서 수영으로 경기의 종목과 룰이 바뀌는 것과 같다”며 “지금까지 씨름을 잘해왔던 선수라도 (씨름방식으로) 수영 경쟁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피나는 노력으로 스스로 씨름 선수에서 수영 선수로 탈바꿈하거나 최소한 물 속에서 씨름을 하자고 (규칙을) 바꿀 수 있는 목소리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혼자만으로는 국제 질서를 바꿀 힘이 부족하다며 연대할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지금 (세계 경제) 룰을 결정하는 것은 1위 미국, 2위 중국, 3위 유럽연합(EU) 정도이고 우리는 그 룰을 테이크(수용)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대한민국 혼자 국제 질서나 룰을 바꿀만한 힘은 부족하기 때문에 같이 연대할 수 있는 파트너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웃에 있는 일본과 같은 나라도 우리보다 사이즈는 더 크고 목소리도 더 크지만 룰을 만들기보다 수용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며 “그런 사람들과의 연대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와 소프트웨어 등 기존 수출을 대체할 모델도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경제 규모에 비해 해외에 전략적인 투자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며 “엔비디아가 크게 성장했을 때 엔비디아 안에 대한민국의 포션(투자 비중)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투자 다각화를 강조했다. 아울러 “통상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문화 상품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 판매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한식이 요리법, 먹는 방식, 요리하는 사람에 대한 훈련 등이 지금보다 더 체계적으로 움직여 돌아가면 우리가 그 안에서 얻을 부가가치는 훨씬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내수 확대를 위해 해외 인구 유입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저출생 노령화로 내수를 더 늘리기는 쉽지 않은 만큼 해외 시민을 유입해 단순 관광 정도가 아니라 장기 거주해 국내에서 일도 하고 세금도 내고 소비도 늘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인구의 약 10%인 500여만명의 해외인력 유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돈을 들여서 교육시킨 고급 두뇌는 해외로 유출되고 해외에서는 주로 노동 위주로 유입되고 있다. 두뇌 유출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해외 고급 두뇌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국이 처한 위기를 해결할 또다른 방법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보상을 들었다. 그는 “많은 창의적인 사람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도록 체계적인 방법론을 갖춰주면 사회적 비용(소셜 코스트)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에게 보상(리워드)을 해주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AI 산업 발달로 에너지 수요가 커진 데 대해서는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는 한국이 AI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중앙집권식의 그리드 시스템이 아니라 분산 전원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것과 관련해선 “황 CEO가 제품의 속도를 상당히 강조하기 때문에 항상 만나면 그 다음 제품은 언제까지 만들지에 대한 논의를 한다”며 “그동안 빨리 개발하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우리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보다 조금 빨랐다”고 전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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