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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윤 대통령의 머그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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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19 23:12:24 수정 : 2025-01-19 2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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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수위가 지난 16일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사진을 공개했다. 그날 공개된 사진 속의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로 기소됐던 2023년 8월 조지아주에서 찍은 머그샷(mug shot)과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고개를 살짝 숙인 상태에서 눈을 치켜뜨면서 정면을 응시했는데 47대 대통령 공식 사진도 판박이다. 여느 대통령의 웃는 사진과는 다른 포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도전적인 표정으로 ‘강인한 남자’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머그(mug)는 큰 잔이란 의미도 있지만, 얼굴의 속된 의미로도 쓰인다. 머그샷의 파생된 뜻은 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용 사진이다.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 교도소에 구금되는 과정에 이름표나 수인번호를 들고 통상 정면에서 한 번, 측면에서 한 번 촬영한다. 공개될 경우 망신살은 당연하다. 머그샷 제도를 시행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이다. 서부 개척시대 현상수배범을 잡기 위해 만든 관행에서 굳어졌다는 얘기가 통설로 전해진다.

1994년 전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던 미국 미식축구 스타 O J 심슨 머그샷은 당시 타임지 표지에 실린 정도로 파장이 컸다. 2017년 집 근처에서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머그샷은 당시 부은 얼굴과 무겁게 포개진 눈 등이 적나라하게 찍히면서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프로골프(PGA) 랭킹 1위 골퍼 스코티 셰플러가 경찰관 폭행 혐의로 머그샷을 촬영, ‘바른 생활 사나이’ 명성에 흠집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머그샷은 대부분 범죄와 연관된 부정적 이미지가 다수다.

내란 수괴 등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미결수에게 지급되는 수용복을 입고 머그샷을 찍는다고 한다. 만약 공개된다면 언론의 1면을 장식하는 역사적 사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무죄추정 원칙과 피의자 인권 보호를 이유로 머그샷을 공개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어떤 표정과 포즈로 머그샷을 찍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가 남긴 머그샷으로 국격이 함께 실추됐다는 점은 분명하게 기억될 듯싶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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