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CCTV 기록 인멸 노린 듯”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해 방재실 서버를 부수고 훼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서버는 법원 내부 자료와는 무관하지만, 지지자가 범행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기록을 없애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법원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서부지법에 난입한 윤 대통령 지지자와 극우 유튜버들은 건물 1층에 위치한 ‘방재실’에 들어가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 등 집기를 때려 부쉈다. 방재실은 건물 내 재난 대응과 안전 관리를 하는 곳으로 CCTV나 화재 감지기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한다. 서부지법 방재실에도 이를 위한 모니터 여러 대와 CCTV 서버 등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내부 상황을 촬영한 JTBC의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방재실 책상에 올라가 경찰 방패를 들고 방재실 안의 모니터를 부쉈다. 인근에서는 CCTV 영상을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서버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랜선 수십개를 뽑았다. 또다른 남성이 20L 생수통을 들고 서버에 부으려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법원에 난입한 이들이 어떤 목적으로 방재실 서버를 훼손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서버를 포함해) 도난 접수된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며 “경내 경비를 위해 운영하는 방재실인 만큼 이곳 서버에 재판 업무나 민감한 재판 자료가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범행의 증거를 없애려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증거 인멸을 시도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인다”며 “신상을 노출 시키지 않으려 했거나 경찰에 붙잡히더라도 증거를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법원 난동 사태에서 법원 내부로 진입한 것은 100여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서 검거된 인원은 43명인 것으로 경찰청이 밝혔다.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경찰 부상자는 중상 7명을 포함해 5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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