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호좌회전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사망…차량 운전자 항소심서 감형 [사건수첩]

교차로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시도하다 반대방향에서 신호를 받고 직진하던 오토바이를 충돌, 오토바이 운전자를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 심현근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12월10일 오후 6시20분 강원도 원주 한 도로에서 비보호 좌회전을 시도했다.

A씨는 때마침 반대방향에서 신호에 따라 직진하던 B(45)씨의 오토바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는 그날 오후 7시20분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1심 재판부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반대차선 차량 이동량이 적지 않아 비보호 좌회전을 시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좌회전을 하다 사고를 야기했고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부인은 형사합의를 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피해자의 부모는 피고인이 공탁한 2500만원에 대해 공탁금회수동의서를 제출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당시 사고 속도는 69.7㎞~77.4㎞로 감정돼 제한속도 60㎞/h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와 검찰은 모두 항소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피해자의 부모와도 합의를 마쳤다.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춘천=배상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