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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흑묘백묘론…“'尹 구호' 쓰는 게 무슨 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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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22 18:00:00 수정 : 2025-01-22 19: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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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건 헛된 말·이념 아냐
탈이념·탈진영의 실용주의로 가야”
지난 대선 땐 “정책엔 저작권 없어”

“쥐만 잘 잡으면 되지, 그게 흰 고양이든 까만 고양이든, 회색 고양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또 ‘말’이 무슨 죄겠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당 회의에서 준비된 모두발언을 마친 뒤 “더 말씀드릴 것이 생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회의실 벽면에 새로 건 문구 ‘회복과 성장 다시 대한민국’이 윤석열정부의 구호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와 유사하다는 논란이 일자 직접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실 벽에 걸린 구호가 ‘다시 대한민국’인데 그걸 쓰면 되겠냐는 논란이 있었다. 알면서도 제가 쓰자고 했다”며 흑묘백묘론을 꺼내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우리 근대사에 가장 부정의한 사람이 저는 바로 전두환이라고 생각한다. 사욕을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했다. 또 “군사 쿠데타를 통해서 이 나라 민주주의를 회생 못 하게 파괴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이 쓴 말이 ‘정의사회 구현’이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지금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헛된 말, 헛된 이념이 아니다. 진영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탈이념, 탈진영의 실용주의로 완전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발언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낸 행정가 출신으로서 실용성을 중시하는 면모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책에는 저작권이 없다”는 것이 지론인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도 ‘좋은 정책’엔 당적이 없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2022년 3월7일 대구 유세에선 “정치권에 묘한 습관이 있다. 좋은 정책도 상대가 먼저 하면 안 한다”며 “제가 (국민의힘) 홍준표 전 후보가 대구·경북 정책 5개 약속한 것 다 이어서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했다.

2022년 3월 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가 강원도 홍천군 홍천 꽃뫼공원 앞에서 열린 '태백산맥은 이재명이다!' 홍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보다 사흘 전 강원 홍천 유세에선 “장병들 월급 최소 200만원 주자는 건 이재명이 먼저 주장했는데 나중에 베낀 사람이 각광받는 건 또 뭐냐”며 “저작권 표시를 해야 한다. 제가 ‘홍준표 정책’, ‘유승민 정책’ 이렇게 저작권 표시해주잖나”라고 넉살을 부리기도 했다. 그해 1월18일 MBN 인터뷰에선 “정치는 아이디어 경진대회가 아니다”라며 “가장 유용한 정책을 골라야 하는데 보통 상대가 하면 안 하는 경향이 있다. (저는) 그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로 구속되면서 정국은 조기 대선을 향해 달음질하고 있다. 성남시장 때, 경기지사 때 각각 ‘변방 장수’로서 대선 출사표를 던졌지만 고배를 마셨던 이 대표의 대선 삼수 도전 선언은 기정사실화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번에도 기본 시리즈(소득·금융·주택)를 비롯해 친환경 발전설비 및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전력망 확충으로 설명되는 ‘에너지 고속도로’ 건설 추진, 지역화폐 활성화 등 지난 대선 때 공약에 더해 진영에 구애받지 않는 지역 맞춤형 공약을 다채롭게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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