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이재명 모친상 꺼낸 與…헌재 “재판장이 조문한 적 없다”

권성동 “문 대행, 5년 전 이재명 모친상 조문”
헌재 “문상·조의금 모두 사실 아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방문해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문형배 헌재소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친분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1

헌법재판소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과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을 다녀갔다는 여당발 주장을 반박했다.

헌재는 22일 공지를 내고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2020년 이재명 대표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상가에 방문했다’는 취지의 발언은 명백히 사실에 반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그러면서 “문 대행은 이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을 한 적이 없으며 조의금을 낸 사실조차 없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헌재를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문 권한대행은 평소 정부·여당 비판을 많이 하고, 이 대표와의 친분을 굉장히 과시했다”며 “2020년 이 대표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상가에 방문했고, 이를 자랑삼아 헌재 관계자들에게 얘기할 정도로 이 대표와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우선 심리하는 데는 문 대행과 이 대표와의 친분, 문 대행의 ‘가치관’이 작용한 것이라며 이런 주장을 폈다. 권 원내대표는 “문 대행이 이 대표와의 친분에 대해 답변해야 하고,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면 재판 제척 내지 기피 사유가 된다”고도 했다.

문형배(가운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재판관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미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1차 변론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문 대행과 이 대표는 사법시험 28회·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연수원 수료 이후 문 대행은 부산·경남 지역에서 지역법관으로 일했고 이 대표는 변호사로 개업했다.

문 권한대행은 문재인 전 대통령 추천 몫으로 지명돼 2019년 4월부터 재판관 임기를 시작했다. 이 대표가 모친상을 당한 2020년 3월엔 이미 재판관 신분이었던 것이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이 접수된 이후 줄곧 “최우선 심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상황의 중대성을 감안해 집중적으로 심리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7일 1차 준비기일에서 이미선 재판관도 재판 일정을 공지하며 “피청구인 측에서는 기일이 촉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사건 탄핵심판이 우리 국가 운영과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중대성을 고려하여 기일을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종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