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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워] 중국차의 습격… 올 것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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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22 22:46:58 수정 : 2025-01-22 22: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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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韓시장에 강력한 도전… 도약 기회로 삼아야

2000년대 초반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은 중국 브랜드의 독무대였다. 전 세계에서 위세를 떨치는 혼다 등 일본 브랜드의 오토바이도 반값 수준인 중국의 오토바이에 속수무책이었다. 당시 중국 기업들은 오토바이 내수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넘쳐나는 물량 일부를 베트남 시장으로 돌렸다. 1000달러 초반에서 경쟁을 벌이던 중국 오토바이는 2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때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했던 중국 오토바이의 전성기는 10년을 넘기지 못했다. 가격을 낮추다 보니 품질이 떨어졌고, 운행 도중 차체가 절단되는 등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고도 일어났기 때문이다.

백소용 산업부 차장대우

이 같은 출혈경쟁이 전기차 시장에서 재현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60% 넘게 차지하는 큰 시장인 데다 공급이 넘치고 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브랜드는 스타트업을 포함해 약 200개다.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지며 시장에서 사라졌거나 퇴출 위기에 처한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5년 무이자 대출 판매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도산 위기에 처한 지리자동차와 바이두의 합작사 지웨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1위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가 국내에 승용차를 출시했다. 1호차인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는 3150만원이다.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2000만원대 후반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 것이 이제 왔다는 반응이다. BYD가 미국과 가까운 일본을 포함해 이미 전 세계 100여개국에 진출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 승용차 출시는 오히려 늦은 편이다. BYD는 출시 일정을 서두르지 않는 대신 출시 전날 밤까지 가격을 조율하는 등 신중하게 고심을 거듭했다.

이는 자동차 업계에서 독특한 시장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수입차 관계자들은 한국 소비자가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기대하는 품질 수준, 디자인 취향 등이 매우 까다롭다고 평가한다. 가격에 신경 쓰지만 억대를 호가하는 고급차에 지갑을 선뜻 열기도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상위권을 다투는 완성차그룹을 보유한 국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중국 제품에 거부감이 큰 국내에서 BYD의 초기 성적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BYD 코리아 역시 아토3 출시 행사에서 브랜드 체험 확대와 부정적 인식 탈피를 강조하며 별도의 판매목표를 제시하지 않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문제는 BYD 이후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면 출혈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 ‘바퀴 달린 스마트폰’화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격변 속에서 소비자의 선택 기준도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다. 양진수 현대차그룹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에서 로보락에 시장 점유율을 뺏긴 LG전자 사례를 언급하며 “그런 사례가 자동차 쪽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의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은 결국 탄탄한 품질을 갖추고 제조 비용을 절감해 가격도 합리화한 제품이었다. 끊임없이 혁신하는 제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도 새로운 강력한 도전자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백소용 산업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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