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 위한 당국 압박에 인하 동참
메리츠 “1% 인하 예정” 가장 먼저 밝혀
대형 손보사들 0.5%∼1% 사이서 고심
올해 자동차보험료가 0.4∼1.0% 인하될 전망이다. 당초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했다며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으나 물가 안정을 위한 당국 압박에 4년 연속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메리츠화재가 22일 올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 인하할 예정이라며 가장 먼저 나섰다. 메리츠화재는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맞춰 자동차보험료를 내리기로 했다”면서 “최종 인하 시기는 내부 절차를 거쳐 확정할 계획으로, 오는 3월 중순 책임개시되는 계약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는 대형 보험사들은 대체로 1%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삼성화재는 최대 1.0%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은 0.5∼0.8%에서 고심하고 있다.
개인용 자동차보험료가 평균 7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보험료 부담이 4000∼7000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손보사들은 당국의 상생 압박 속에 자동차보험료를 △2022년 4월 1.2∼1.4% △2023년 2월 2.0∼2.1% △2024년 2월 2.5∼2.8% 내렸다.
당초 보험사들은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 올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이날 공개된 지난해 12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의 손해율은 평균 93.0%로, 전년 같은 달(85.5%) 대비 7.5%포인트 뛰었다. 4개사의 작년 한 해 누계 손해율 역시 83.3%로 전년(79.8%) 대비 3.5%포인트 올랐다. 통상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80%(대형사는 82%)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보험업계는 손해율이 상승하고 올해 자동차 정비수가가 2.7% 인상된 상황에서 보험료마저 인하하면 자동차보험이 적자 전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이 물가관리 항목 중 하나인 만큼 금융당국은 상생 금융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손보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도 보험료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들의 지난해 1∼3분기 순이익은 누적 8조9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