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형’ 밀거래 사이트 창립자도 포함
공화 일부 “공권력 대항자 사면” 비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감행한 대규모 사면이 자신의 지지자들에 대한 ‘전면적 면죄부’라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의 전 리더 엔리케 타리오와 ‘오스 키퍼스’의 창립자 스튜어트 로즈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감형 관련 행정명령 서명 후 수 시간 만에 풀려났다. 이들은 2020년 대선 결과가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1월 의회에 난입한 1·6사태를 주도했던 핵심 인물들로 각각 징역 22년과 징역 18년이 선고돼 복역 중이었다. 중형을 선고받은 범죄자까지 포함된 이번 사면이 자기편과 적진을 선명히 가르는 ‘트럼프식 정의’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면에 인터넷 사이트 ‘실크로드’의 창립자 로스 울브리히트도 포함시켰다. 실크로드는 익명성 보장 네트워크와 비트코인을 활용한 온라인 상거래사이트로 마약, 위조 신분증, 해킹 도구, 자금 세탁 서비스 등 불법 거래에 대규모로 활용됐고, 울브리히트는 이 사이트를 운영한 죄목으로 2015년 두 건의 종신형과 추가 징역 4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미국 내 일부 자유주의자 및 가상화폐 옹호자들은 정부가 자유로운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며 사면을 요구해왔고, 결국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지지 기반 중 하나인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여당인 공화당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켄터키)은 “누구도 폭력을 용서할 수 없다. 특히 경찰에 대한 폭력은 더 용서가 안 된다”면서 1·6사태 당시 공권력에 대항했던 범죄자들을 사면한 데 대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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