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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유입” vs “한중 합작”… 미세먼지 원인 갑론을박 [미드나잇 이슈]

입력 : 2025-01-22 22:00:00 수정 : 2025-01-22 21: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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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中 석탄 난방 급증, 미세먼지 증가
中 연관성 분명, 수준 놓고 갑론을박

22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기록하며 잿빛 하늘이 이어지고 있다. 숨 쉴만 했던 대기가 갑자기 건강을 위협하는 오염 물질이 된 것에 대해 ‘중국발 유입’이 원인이라는 원성이 나온다.

 

수년 간의 논쟁과 연구를 거친 결과, 중국발 미세먼지의 한반도 유입은 대체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연관성이 있는 것’과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의 차이를 놓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실시된 22일 서울 도심의 모습. 연합뉴스 

기온 상승으로 ‘부력’ 얻은 中 미세먼지 유입

 

22일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에 따르면 서풍을 타고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미세먼지가 대기 정체로 국내를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우리나라는 24일까지 미세먼지가 나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월은 중국에서 석탄 난방을 때며 미세 먼지가 집중 유입되는 시기로, 날씨가 풀리면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습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가 22일 공개한 한반도 주변 위성 영상. 고온건조한 대기에 올라탄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이 서해를 넘어 한반도로 유입되는 모습이 담겼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제공

기상청 지정 협력기관인 고려대기환경연구소는 이날 국가기상위성센터 위성 영상 등을 공개하며 한반도와 일본 열도의 해수온도가 평년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바다와 대기 기온이 오르면 ‘부력’을 얻은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이 기류를 타고 한반도로 더 유입된다는 것이다. 위성 사진에는 한반도로 들어오는 대기오염 물질이 포착됐다.

 

과거에도 중국에 머물던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이동하는 모습이 미국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에 생생하게 찍혔다. 하지만 이는 중국과의 연관성을 추정할 수 있는 간접적 정황일 뿐 직접적 증거로 내세우기는 어렵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한국과 중국은 산업∙농업 활동에서 배출되는 물질이 비슷해 미세먼지 출처를 규명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가 22일 공개한 한반도 주변 위성 영상. 고온건조한 대기에 올라탄 중국발 대기오염 물질이 서해를 넘어 한반도로 유입되는 모습이 담겼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제공

그러나 중국 영향을 규명한 과학적 입증 사례들이 계속 나오며 이제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의 정진상 가스분석표준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2018년 중국 춘제 기간 불꽃놀이 폭죽과 한반도 초미세먼지의 상관성을 분석해 발표했다.

 

연구 결과를 쉽게 정리하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기간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확 올랐는데, 폭죽에 쓰이는 칼륨이 국내에서도 평소보다 많이 검출됐다는 것이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기환경’(Atmospheric Environment)에 실렸다.

 

한국 미세먼지는 ‘한∙중 합작품’…“국내 요인 상당”

 

반면 중국 영향이 있다해도 우리나라 일대를 뒤덮은 뿌연 먼지는 ‘한∙중 합작’, 즉 국내 요인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으로부터 바다를 건너온 미세먼지 ‘원인 물질’은 그 자체로는 미세먼지가 아니고, 해당 원인 물질이 서울과 같은 한국 도시의 오염된 공기와 만나 미세먼지로 바뀐다는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대부분 중국발이라는 인식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중국의 산업지대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한 미세먼지는 서해를 건너오는 동안 바람에 의해 흩어져 버리거나, 바다로 내려앉아 버릴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가 22일 공개한 최근 한반도 미세먼지 농도 측정 자료. 19~21일 TSP(총부유먼지), PM10(미세먼지), PM2.5(초미세먼지)는 급격히 증가하고 시정(視程)은 짧아지는 수치를 볼 수 있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제공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은 ‘중국산’이어도, 국내 공기가 깨끗하다면 큰 피해를 주지 않는 물질이 한국의 오염된 공기와 만나 ‘국산 미세먼지’를 생산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한국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발동해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화력발전소 가동 조치에 나설 때면 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되는 점은 국내 요인이 더 크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중국 정부에 오염 물질 감축을 계속 요구함과 동시에, 국력을 ‘남 탓’하는 데 집중하지 말고 국내 요인 개선에 더 힘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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