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빛, 미래를 향하여
박지웅
한 방울의 잉크는
불꽃이 된다
역사의 강줄기를 따라
정의의 등불을
높이 든 이름, 세계일보!
불의의 협곡을 지나고
자유를 위협하는
거대한 벽을 넘고
한 줄기 큰 빛이 되었다
서른여섯 해
세계일보의 펜촉은
거짓의 바벨탑을
무너뜨리고
드높은 사실의 탑을 세웠다
어두운 숲속의 날에도
칠흑의 물결 속에서도
희망의 지평선을 여는
강직한 펜은 흔들리지 않았다
용산에서 세계로 뻗어가는
새벽의 첫 빛이여!
어둠에 묻힌 진실을 깨뜨리는
진실의 망치여!
세상의 먹구름을 가르며
한반도를 넘어
세계인의 심장을 뜨겁게 울리는
세계일보여!
세계인의 목소리를 듣고
그곳으로 달려가라!
목마른 곳에
희망의 오아시스가 되어라!
높은 곳이든
낮은 곳이든
세상의 급소를 파헤치고
그곳에서 함께
진실의 횃불을 밝혀라!
온 시대
모든 세계의 새벽을
깨우는 정론직필의 깃발을
높이 들어라!
●박지웅 시인은... △1969년 부산 출생. 2004년 ‘시와사상’ 신인상을 받고, 200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 ‘즐거운 제사’ 외 4편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너의 반은 꽃이다’, ‘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등을 발표했다. 어린이를 위한 책 ‘헤밍웨이에게 배우는 살아 있는 글쓰기’, ‘모두가 꿈이로다’, ‘꿀벌 마야의 모험’ 등을 쓰거나 옮겼다. 지리산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제주생활의 중도’ 거대한 매화나무가 화면을 덮는다. 가지에는 집과 자동차, 골프 치는 사람들이 열매처럼 그려져 있고 활짝 핀 꽃들과 잎새 사이로 노란 새와 물고기가 날고 있다. 화사한 원색의 조화 속에 동식물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자유롭게 만나고 헤어진다. ‘이것이 있어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일어나기 때문에 저것이 일어난다’는 연기(緣起)의 법칙. 이왈종의 해학은 이러한 연기의 질서 속에서 모든 존재가 자유로이 관계 맺고 부유함으로써 차별과 주종이 없는 평등한 세계를 그려 보이는 것이다. 생활하며 쌓인 마음의 때를 지우고 소소한 일상에 감각적으로 몰입함으로써 집착을 없애는 명상의 행위다. 여기에는 인간의 천진한 유희본능과 자유로운 영혼으로 낭만적 세계를 꿈꾼 민화의 정신이 담겨 있다.
●이왈종 작가는... 제주의 풍정(風情)에 매료되어 1990년 서울을 떠나 서귀포에 안착한 이후 줄곧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제주생활의 중도’ 시리즈는 인간 중심의 시각을 탈피한, ‘세상 만물은 모두 평등하다’라는 중도(中道) 철학에서 출발했다. 그가 말하는 생활의 중도는 사슴, 물고기, 새, 꽃 등 모든 생물이 인간과 대등한, 꿈과 현실이 조화롭게 어울린 이상 세계다. 자연의 원색적인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회화와 입체작업을 아우르는 작가의 조형세계는 복잡한 일상 속에서 천혜의 자연과 하나 됨을 느낄 수 있는 ‘제주생활의 중도’와 함께 풍요로움을 선사한다. 지금까지 만든 작품들을 한곳에 입체적으로 전시하기 위해 2013년 자택과 작업실로 사용하던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미술관을 설립했다. 1945년 경기 화성 생. 중앙대 회화과, 건국대 교육대학원 졸업. 한국미술작가상, 국전 문화공보부장관상, 월전미술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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