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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특수? 기대 접었어요"…웃음기 사라진 시장 상인들

입력 : 2025-01-24 07:41:16 수정 : 2025-01-24 07: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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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같지도 않아요. 전에 같으면 아줌마들 10명이서 전을 지지거든. 근데 올해는 사람을 쓰는 것도 겁이 나는 거야…어지간히 해야 기대를 하지."

 

지난 21일 오후, 설 연휴를 나흘 앞두고 찾은 서울 영등포구 소재 전통시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손님은 고작 한두 명에 불과했다.

 

상인 두 명이 전을 부치고 있었지만 손님이 없어 부친 전들만 옆에 쌓여가고 있었다. 앉아서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있는 상인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같은 자리에서 30년 넘게 반찬 가게를 해왔다는 임모(62)씨는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장사가 도통 되지 않는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임 씨는 "잘될 때는 명절 3일 장사에 1200만원 정도 벌었는데 지금은 반의 반토막도 안된다"면서 "마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계엄 사태로 받았던 타격도 아직 회복하지 못한 모양새였다. 임 씨는 "안 그래도 경기가 안 좋았는데 (계엄 이후) 더 힘들어졌다"면서 "가게 세를 못 내고 인건비도 안 나올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서울 구로구 전통시장에서 과일을 팔고 있는 채모(70)씨도 "이 시국에 뭐가 잘 되겠냐"고 반문하며 "대통령까지 그렇게 된 마당에…타격이 엄청 크다"고 전했다.

 

계속되는 고물가 또한 상인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었다.

 

구로 전통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홍모(77)씨는 "대목을 봐야 하는데 지금 대한민국 물가가 최고로 비싸다"면서 "그러니까 사람들이 시장을 나오기를 겁낸다. 이제 구정 3일 동안만 조금 사람 나올까 싶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보다 9.8% 올랐다. 이는 2010년(21.3%)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영등포 전통시장을 찾은 김모(59)씨는 "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 부담된다"면서 "과일은 안 먹으면 되는데 채소는 무조건 먹어야 하니까 샀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떡국떡과 채소만 산 뒤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설 차례상 비용 역시 덩달아 올라갔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을 전통시장 30만2500원, 대형마트 40만9510원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년보다 전통시장은 6.7%, 대형마트는 7.2% 각각 상승한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 상인들은 이번 달 설 특수가 끼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암울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소상공인시장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이번 달 경기 전망경기지수(BSI)는 76.9로 전월 대비 0.6p 하락했다.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900억원을 투입해 설 물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정부가 대책으로 내놓은 온누리상품권 특별할인 판매와 환급행사를 이용하면, 전통시장에서 20만원을 들여 농축산물을 구매할 때 최대 8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내달 10일까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상품을 구매할 시 최대 3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27일까지 전국 188개 전통시장에서 국산 농축산물 소비자들에게 구매액의 최대 30%를 1인당 2만원 한도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준다. 해양수산부 역시 전국 158개 시장에서 국산수산물 구매금액 환급행사를 실시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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