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탈퇴를 유엔에 공식 통보했다. 취임 직후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WHO 탈퇴까지 본격화하며 국제사회에 혼란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은 WHO 탈퇴를 통지하는 미국의 서한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해당 서한의 송부일은 22일이다. 따라서 미국의 WHO 탈퇴가 실제 이뤄지는 시점은 2026년 1월22일이 될 전망이다. 미 의회가 1948년 미국의 WHO 가입을 승인하면서 통과시킨 공동 결의에 따라 미국이 WHO에서 탈퇴하려면 서면으로 1년 전에 통지하고 WHO에 남은 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WHO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은 WHO의 최대 재정 후원자로 미국이 내는 돈이 WHO 예산의 18%에 달하기 때문이다. WHO의 2024~2025년도 예산은 68억 달러(약 9조8000억원)다. 미국이 탈퇴하면 WHO의 활동에 큰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미국이 WHO에 지급해야 할 잔여 회비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직후 WHO에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 명령에는 탈퇴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WHO 전염병 조약과 관련한 협상을 중단하고 미 행정부의 WHO 협력 직원들을 소환 및 재배치하는 내용도 담겼다. 행정부가 WHO와 하던 필요한 활동을 대신할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에는 미국의 WHO 탈퇴가 실제로 이루어질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때도 WHO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집권 말기인 2020년7월 중국이 WHO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탈퇴를 통보했던 것. 하지만 이듬해 2월 후임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해당 통보를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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