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묶인 채 강제로 마약 흡입” 김나정, 결국 檢 송치 왜?

경찰 "마약 투약 강제성 확인되지 않아"

김나정이 지난해 11월12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삭제한 글. 김나정 인스타그램 캡처

필리핀에서 마약을 투약했다는 내용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아나운서 출신 모델 김나정이 검찰에 넘겨졌다.

김씨를 수사해 온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필로폰, 합성대마 투약)로 김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마약을 강제로 흡입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필리핀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 출국 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저 비행기 타면 죽는다. 제발 도와달라”,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등 맥락을 알 수 없는 글을 올렸다.

이후 김씨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단에서 2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진행한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왔고, 경찰은 김씨를 입건해 수사를 벌여왔다.

김씨 측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로부터 마약을 강제 흡입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충정은 입장문을 통해 “술을 마셔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A씨로부터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그 과정에서 A씨는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하고, 이를 피하자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강제로 연기를 마실 수밖에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 자료가 있다고 주장하며 증거 영상 등을 경찰에 제출했다.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자료의 성격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며 “해당 자료로 강제성을 입증하기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필리핀 현지 사업가 A씨에 대해서는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가 요청된 상태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