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가 극우 정치권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지속하며 전 세계적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정작 각국 정부는 ‘눈치보기’에 바쁘다. 머스크 CEO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로 떠오르며 향후 미국과 외교관계에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는 까닭이다. 이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 중 하나인 이스라엘도 마찬가지. 심지어 최근 머스크 CEO가 최근 나치식 경례 동작으로 물의를 키웠음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머스크 ‘찬양’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는 머스크 CEO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 답글을 달고 “일론은 이스라엘의 훌륭한 친구”라며 “그가 거짓으로 중상모략을 당하고 있다”고 썼다.
머스크의 원 게시글은 “급진 좌파들이 나를 나치라고 부르는 하마스를 칭송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비꼬는 내용이다.
해당 답글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머스크를 가리켜 “그는 하마스 테러리스트가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에게 가장 잔혹한 행위를 저지른 ‘10·7 학살’ 이후 이스라엘을 찾았다”고 소개하며 “머스크는 이스라엘이 유대인 국가를 말살하려는 대량학살 테러리스트에 맞서 스스로를 지킬 권리를 반복적으로 강력히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가 머스크 CEO를 감싼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 밀착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머스크 CEO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인 2023년 11월 네타냐후 총리 앞에서 하마스를 비난하는 등 이스라엘을 지지해왔지만 종종 반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행사 때 지지자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오른손으로 가슴을 친 뒤 손가락을 모은 채 손을 대각선으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했는데, 이를 두고 나치식 인사를 연상시킨다며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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