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첫날 밝힌 북한 '핵보유국(nuclear power·핵 보유 세력)' 발언에 대해 "한국도 핵 능력 확보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권 정치인을 중심으로 북한 핵에 대항해 '핵 균형' 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북핵 대응 방안은 전술핵 재배치, 나토식 핵 공유, 독자 핵무장, 핵 잠재력 확보 등으로 이 중 미국과 협상을 통해 현실적인 해답을 찾자는 것이다.
최근 미국을 다녀온 홍준표 대구시장은 방미 중 하원 군사위원회·외교위원회 소속 의원 등과 만나 ‘한반도 핵 균형론’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홍 시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 하원 젠 키건스 의원(공화당) 등 군사위원회·외교위원회 소속 의원 다수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홍 시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상황을 설명하고 평소 지론인 한반도 핵 균형론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그는 조현동 주미대사 초청 오찬 간담회와 미연방 총한인회 만찬 등의 일정도 소화한 뒤 귀국했다.
그는 미국 측 인사들과 만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상태를 '뉴클리어 파워'라고 한 점에 대해 워싱턴 정가에서 주목하고 있다”며 “통상 핵보유국은 '뉴클리어 웨픈 스테이트'라고 하는데 굳이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처럼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건 우리(한국)로서는 그리 나쁜 징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번에 워싱턴에서 만난 공식 인사들이나 비공식 트럼프 측근들은 모두 북핵 문제는 한국 지도자들의 의지 문제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힘의 균형’ 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있는 북핵을 없다고 우기는 건 잘못된 정책이고, 이미 물 건너간 비핵화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겠다고 접근하는 것도 비현실적 방법”이라며 “이제 남은 건 남북 핵 균형 정책을 현실화해 우리가 북핵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길밖에 없다”라고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트럼프 2기는 북핵 문제를 우리가 현실적으로 풀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에서 "미국 주요 인사들과 만나면서 점점 더 확신이 드는 것은 이제는 북한이 사실상 핵을 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며 "이제 한국은 핵 균형을 위한 사실상 핵무장을 준비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린 하루하루"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최근 ‘한반도 핵 문제는 한국 없이 논의할 수 없다’ 제하 입장문을 통해 “안보에 설마는 없다”며 “뽑지 않은 칼이 무섭다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가 언제든 칼을 뽑을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상대에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 잠재력을 보유하는 것과 함께, 선택 가능한 전략적 옵션으로 자체 핵무장을 테이블 위에 올릴 준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유사시 언제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윤용희 경북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과)는 "북핵 현실을 인정하면 한국 내에 전술핵 재배치와 독자 핵무장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독자 핵무장도 가능하도록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을 통해 초보적인 개발 기술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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