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사이 10만→20만톤 ‘껑충’
10년 동안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수입량이 늘어났던 기호식품이 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한국인들이 손에서 놓지 않는 음료, 바로 ‘커피’다.
26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커피박 포함) 수입량은 20만1924톤으로 집계됐다. 커피 수입량은 2022년 20만5064톤까지 올랐다가 2023년 19만2623톤으로 소폭 감소했는데, 1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20만톤대를 회복했다. 수입액도 2023년 11억1111만달러(약 1조5900억원)에서 지난해 12억4305만달러(약 1조7800억원)로 늘었다.
커피 수입량은 수년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과거 추이를 보면 2012년 10만6118톤에서 2022년 20만5064톤으로 10년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19년(16만7653톤), 2020년(17만6648톤), 2021년(18만9502톤)에도 커피 수입량은 오히려 가파르게 늘었다.
커피 수입량 증가는 소위 ‘카페’가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커피·비알코올음료 가맹점 수는 2018년 1만7615개에서 2023년 3만2238개로 거의 2배 늘었다. 가맹 형태가 아닌 개인 카페까지 고려하면 커피를 취급하는 점포는 더 늘었을 것이다.
커피 수입량이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최근 들어 커피 원두 가격 동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47년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베트남 등이 이상기후를 겪으며 공급량이 줄었다. 저가 커피에 쓰이는 로부스타는 이미 지난해 9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식용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지난해 말 1톤당 7049달러(약 1010만원)로 전년 대비 85% 상승했다. 로부스타 원두 가격도 1톤당 4875달러(약 700만원)로 96% 뛰었다.
최근 주춤했지만 여전히 높은 환율도 커피 원두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커피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9.7% 상승했다.
원두 가격 상승으로 특히 영세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 커피 업계 관계자는 “원두값 상승으로 ‘동네 카페’를 중심으로 문을 닫는 매장이 속출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원두 가격 인상분을 감내하며 일단 ‘버티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4일부터 톨 사이즈 음료 22종 가격을 200~300원 인상한다. 폴바셋은 23일부로 아이스크림 등 일부 메뉴 28종과 음료 사이즈업 가격을 200~4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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