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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배우 대사 보정한 영화 ‘더 브루탈리스트’ 오스카상 자격 두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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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28 06:22:20 수정 : 2025-01-28 06: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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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남우주연상 등 10개 부문에 후보로 영화 ‘더 브루탈리스트’(The Brutalist)가 배우들 대사 일부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보정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상 자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시상식을 주최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브래디 코벳 감독의 3시간30분에 달하는 2차 대전 직후 시대극 ‘브루탈리스트’를 작품상과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남우주연상 등 10개 후보에 호명했다.

 

'브루탈리스트'의 한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이 영화와 관련된 AI 활용 논쟁은 편집자인 다비드 얀초의 인터뷰가 촉발했다. 얀초는 지난 11일 레드샤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에이드리언 브로디와 펄리시티 존스가 헝가리어 대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도록 돕기 위해 AI 도구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헝가리어를 쓰는 얀초는 “헝가리어 대사의 대부분에는 제 목소리가 일부 들어갔다. 배우들의 연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몇몇 문자만 교체했다”라고 말했다. 또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생성형 AI를 이용해 주인공의 스타일로 건축 도면과 건물들을 제작했다고도 설명했다.

 

인터뷰 이후 AI 사용으로 해당 작품이 오스카상 후보 자격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얀초는 “AI가 제공할 수 있는 도구들에 대해 개방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 “영화에서 AI를 사용한 것은 이전에도 해왔던 일이다. 단지 프로세스를 더 빠르게 만든 것뿐이다. 예산과 시간 때문에 촬영하지 못했던 세부적인 부분을 AI로 구현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할리우드 기존 영화들과 비교해 적은 예산인 1000만 달러(144억원)로 제작된 '브루탈리스트'는 AI 기술을 통해 후반 작업의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코뱃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가 ‘완전히 그들 자신의 것’이라며 AI는 헝가리어 대사 중 특정 모음과 발음을 정밀하게 수정하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고 일축했다.

 

루이스 히튼 런던 메트로폴리탄대 교수는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제작에서 AI가 사용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AI의 사용이 점점 더 일반화되고, 공개적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배경 생성, 군중 장면 등 노동집약적인 작업에 사용될 것”이라며 “현재 이러한 작업은 대규모 팀과 수많은 노동 시간이 필요한 시각 효과 업체에서 수행하지만, AI는 이를 더 저렴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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