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자영업자 김모 씨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가격은 2021년 최고가를 기록한 후 2022년과 2023년 두 해 동안 하락세를 보이며 김씨에게 걱정을 안겨주었다. 2024년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해 3월부터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 씨의 아파트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작년 12월까지 40주 연속 상승하며 평균 매매가가 2021년 고점의 99%에 육박하게 됐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며 평균 매매가가 2021년 고점의 99%까지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요인은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3861만3000원으로, 2021년(3885만5000원)의 99.4%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집값은 2021년 고점을 찍은 후 2022년과 2023년 각각 하락했지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9%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3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12월까지 40주 연속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자료를 보면 12월 마지막 주에는 보합세(0.00%)를 나타내며 상승세가 잠시 멈춘 모습이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도 지난해 4.5% 상승해 3.3㎡당 평균 2319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2515만4000원)의 92.2% 수준이다.
지방의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방 아파트 매매가는 2021년 3.3㎡당 1030만1000원에서 2022년 959만8000원으로 하락했다. 2023년에는 945만1000원, 지난해에는 932만6000원으로 연속 감소했다.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3.3㎡당 1619만5000원으로, 2021년(1765만2000원)의 91.7% 수준에 머물렀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은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서울의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는 연초 대비 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은 1.6%, 수도권은 3.39% 상승해 서울과의 격차를 드러냈다.
서울 외 수도권 지역에서는 GTX와 지하철 연장 등 교통망 개선과 개발 호재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는 지난해 4.7%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울과 비슷한 수준의 상승세를 보였다. 인천지하철 1·2호선 연장과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등 대규모 교통 사업이 진행되면서 검단신도시 내 아파트 거래와 가격이 모두 늘어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서구 원당동에 위치한 ‘우미린 더 시그니처’ 전용 84㎡는 지난해 9월 8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약 6개월 전 거래가(6억85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연말 개통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파주운정~서울역 구간의 파주운정신도시 주요 아파트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동패동 운정신도시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해 초 6억원대 초반에서 연말에는 7억원대로 상승했다. 지난해 9월에는 최고가 8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분양시장에서도 김포 등 경기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김포시 북변동에서 지난해 9월 분양한 ‘한강 수자인 오브센트’는 1순위에 9101명이 접수하며 평균 경쟁률 7.95대 1, 최고 경쟁률 36.17대 1(84㎡A)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집값 상승세가 경기·인천 접경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최근 시장은 숨 고르기 국면이지만, 기준금리 인하 등의 여건 변화로 새해에도 서울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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