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법관 명예훼손” 칼 빼든 서부지법 “신평, 엄중처벌” 요청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가 탄핵 지지자라고 주장한 신평 변호사를 고발했다.

(왼쪽부터) 신평 변호사와 윤석열 대통령. 신 변호사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서부지법은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 마포경찰서에 신 변호사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서부지법은 “신 변호사는 지난 23일 서부지법 소속 법관에 대한 허위사실을 적시한 글을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했다”며 “법관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이념으로 인해 위법한 영장을 발부한 것처럼 공공연히 거짓을 드러내고 언론을 호도해 피해 법관의 명예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소속 판사와 관련해 직접 고발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서부지법 난입 폭동’ 등 판사들에 대한 신변 위협이 이어지자 적극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부지법은 수사기관을 향해 “신 변호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판사는 매일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열렬한 탄핵 지지자로 밝혀졌다”는 글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후 서부지법 현판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24일 “차 부장판사는 탄핵 찬성 집회에 전혀 참석한 사실이 없다”며 “신 변호사의 SNS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대법원의 지적에 신 변호사는 “위에서 언급한 사실은 차 판사가 아니라 동명이인인 것이 틀림없겠다. 대법원의 발표를 수긍한다”고 게시글을 수정했다.

차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청구한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켰고, 차 부장판사는 경찰의 신변 보호 조치를 받고 있다.

김경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