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30일 ‘실수비’ 소집, 연휴 현안점검
전한길 지지에 고무된 여권, “야권독주 경고”
대통령 접견 여부 관심... “정치적 파장 고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취임 후 세 번째 설 명절을 구치소에서 보내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됐다. 윤 대통령과 여권의 지지율 회복세에도 대통령실 참모들은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최근 통화에서 “현 상황에 대해 특별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묵묵히 소임을 다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설 연휴에도 국정상황실과 국가안보실 등은 비상상황 대기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를 전후해 주요 비서관들이 전국 의료시설 현장 점검에 나서던 당시처럼 참모진이 대외적인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각자 자신의 맡은 업무와 관련해 설 연휴에도 점검할 일이 있는 부서는 이에 대한 업무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주요 참모들이 참석하는 ‘실수비’(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연휴 기간 벌어진 주요 국정 현안들은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현직 대통령의 첫 구속기소라는 헌정사 첫 사태에 대해 고위 관계자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여전히 국가원수인 대한민국 대통령을 불법에 편법을 더해 구속기소 한 현 상황이 너무도 야속하고 안타깝다”고 짧게 입장을 밝힌 것 외에 다른 언급을 삼갔다. 이는 최근 윤 대통령과 여권 지지율이 회복하면서 구속은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여권은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씨가 윤 대통령의 탄핵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지지 연설을 한 것에 고무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타 강사’인 전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관련 영상을 조회수 수백만을 기록했고, 관련 기사에도 수천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선 없었던 비정치권 ‘유명인사’의 우파 공개 지지가 나타난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처음 탄핵 소추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오르고 여권도 회복세를 보일 때는 ‘과표집’이야기만 하며 여론조사를 부정하는 분위기가 많았지만 이제는 이 현상에 대해 부정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며 “국민의 다수는 전씨처럼 비상계엄을 비판하더라도 현직 대통령과 총리가 연이어 탄핵당하고, 야권이 독주하는 현 상황에 대해 확실히 경고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윤 대통령에 대한 접견 제한 및 서신 수·발신 금지 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김건희 여사나 참모진의 접견 등이 설 연휴에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윤 대통령 측은 현재 정치적 대립이 첨예한 만큼 접견 자체도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어 이에 대한 파장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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