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범강남권으로 분류되는 강동구의 A아파트 단지는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5억 원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84㎡의 매물이 이달 초 12억 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부동산 중개업소 측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해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급매물이 늘고 있다"며 "이전에는 매수자들이 희망 매도 가격에 쉽게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도 매수자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강남권으로 분류되는 강동구에서도 일부 아파트 단지가 기존 시세 대비 수억 원씩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한양수자인'(482가구·2016년 입주) 전용면적 59㎡는 최근 6억6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6월 실거래가 10억9000만 원에 비해 4억3000만 원 하락한 금액이다.
또 다른 인근 단지인 '성안마을청구'(349가구·2002년 입주)의 전용 59㎡ 매매가는 지난해 10월 8억2000만 원에서 최근 7억5000만 원으로 7000만 원가량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 동향을 보면, 올해 1월 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강동구는 0.02% 하락하며 여전히 약세를 보였다.
강동구는 그간 강남·서초·송파구와 함께 '강남 4구'로 불리며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해왔다.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분양가·매매가 상승세로 인해 투자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탄핵 정국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업계 관계자는 "강동구는 강남권에 속하지만 아파트값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 악재가 계속되면서 당분간 가격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의 여파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은 약 8만9000건에 달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집값 상승 기대감이 더 약해졌다.
설 연휴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의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역별로 가격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외곽 지역은 대출 의존도가 높고, 중심지는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지역별로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대출 문턱을 높였던 은행들이 최근 대출 금리를 잇달아 인하하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량 증가가 점쳐진다.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설 연휴 이후 매수세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 이후 주춤했던 매수 세력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강남 중심지는 물론, 서울 전역으로 매수세 확산 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은 불확실성 속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출규제 완화, 금리 변동에 따라 시장 회복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분간은 정책과 시장 반응의 상관관계를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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