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목격자 엇갈린 진술…‘술집 폭행’ 경찰공무원 무죄

술값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던 중 주점 직원을 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경찰공무원이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2단독 임성실 부장판사는 최근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공무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전지법. 연합뉴스

A씨는 2022년 5월18일 지인과 함께 대전 중구 한 주점에서 술값 문제로 실랑이하다가 술을 마신 방 안에서 주점 직원(51)의 얼굴을 때리고 넘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잇몸이 찢어지는 등 3주간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폭행 사건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A씨는 다음 날 피해자와 통화하며 해당 사건을 듣고서야 폭행 사실을 전제로 사죄하며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A씨의 혐의가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사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해 당시 상황을 피해자와 목격자에 의존해 파악했다. 재판부는 일부 범행 장면에서 피해자와 주점 사장, 주점 직원, A씨 지인 등의 진술 내용이 서로 달랐다는 점을 짚었다.

폭행 상황을 두고 피해자는 맞고 넘어지며 ‘A씨가 허리를 잡았다’고 진술했지만, A씨 지인은 ‘A씨가 피해자 얼굴을 마구 때리고 멱살을 잡고 엎어치기 했다’고 기억했다. 폭행당한 피해자가 방을 빠져나간 뒤 방에 들어간 다른 주점 직원은 “A씨 지인이 ‘내가 한 대 때렸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지만, 지인은 발언 내용을 부인하거나 술에 취해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A씨 지인에게 전화로 ‘누가 때렸냐’고 재차 물었지만, 답변을 회피했고, 끝내 두 사람은 둘만의 통화에서도 A씨가 폭행 당사자라고 지목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안경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