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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승객·승무원 176명 모두 탈출

입력 : 2025-01-29 05:47:36 수정 : 2025-01-29 11: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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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하루 앞둔 28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승객과 승무원 176명을 태운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길이 기내 완전히 덮치기 전에 탑승자 전원이 비상탈출 하는 데 성공해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비행기는 앞 비행기랑 간격 때문에 출발이 20분 지연됐다. 만약 정상 출발을 했다면 또 다시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8일 오후 10시 30분쯤 김해국제공항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꼬리 부분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승객 169명은 모두 비상탈출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이륙 준비 중 화재

 

28일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승객 170명(탑승정비사 1명 포함)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꼬리 쪽 내부에서 불이 났다. 이 때문에 기내에 연기가 자욱하고 불꽃이 튀기 시작하자 승객과 승무원이 비상구 문을 열고 비상용 슬라이드를 이용해 모두 탈출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승객 중에는 외국인 22명(중국 18명, 미국 2명, 영국 1명, 필리핀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승객은 “항공기 뒤편 수하물을 두는 선반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연기가 났고, 승무원이 소화기를 들고 오는 사이 연기가 자욱해지며 선반에서 불씨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항공기 33번열에 앉아있던 20대 여성 손님은 당시 모든 승객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비행기는 9시 55분 출발 예정 시간을 넘겨 문이 닫힌 상태였다. 승무원들도 안전과 관련한 안내를 마친 상태였다. 이 승객은 “비행기가 앞 비행기랑 간격 때문에 20분 지연 출발한다는 안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그 방송을 듣고 5분 정도 기다리던 중에 불이 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지연 출발하지 않았으면 비행기가 이륙한 후에 선반에서 불이 났을 텐데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27번열에 앉아 있었던 한 손님도 “뒤에서 연기가 훅 나온 뒤로는 아수라장이 됐다”면서 “손님들끼리 당기고 밀고 하는 상황이었고, 승무원이 비상 탈출구로 탈출하게끔 만들어 줘야 하는데 손님들끼리 잡아주고 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불에 까맣게 탄 에어부산 항공기. 연합뉴스

◆연료탱크에 항공유 3만5000t…조심스러운 진화작업

 

화재로 검은 연기가 치솟고 불이 항공기 앞쪽으로 빠른 속도로 옮겨 붙자 소방당국은 오후 10시 38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68대와 인력 138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에 총력전을 폈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이다.

 

한국공항공사 소방대가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공군분대 소방대가 뒤를 이어 불길을 잡는 데 힘을 보탰다.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이라 항공유 3만5000t이 실려 있었기 때문에 소방당국은 불길이 연료탱크 쪽으로 번지지 않도록 바짝 신경을 썼다. 불은 이날 오후 11시 24분쯤 초진됐고, 화재가 발생한 지 1시간 16분 만인 11시31분쯤 항공기 대부분을 태운 뒤 완전히 꺼졌다.

 

국토부는 항공정책실장을 중심으로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사고 현장에 부산지방항공청장을 중심으로 지역사고수습본부를 운영하며 사고 수습에 나섰다. 부산시도 시민안전실 사회재난과장 등 관련 부서 공무원을 현장으로 보내 사고 수습을 지원하고 있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발생 직후 항공사고조사관 3명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고, 29일 9명의 조사관 중 추가 파견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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