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집에서 연탄을 교체하려다 쓰러진 혼자 사는 노인을 발견해 신속히 구조한 경찰의 활약상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9시51분쯤 경기 용인에서 “형님이 2시간 전 몸이 좋지 않다고 한 뒤로 연락이 안 된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강원 태백에 사는 60대 A씨의 가족이 걱정스러운 마음에 신고한 것이었다.
이에 태백경찰서 장성파출소 인경진(54) 경위와 이나희(28) 경장은 A씨가 혼자 사는 태백의 한 아파트로 출동했다. 이들은 아파트 내부에는 불이 켜져 있지만 인기척이 없고, A씨와 여러 차례 연락이 닿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여겼다. 이들은 소방 당국에 공동 대응을 요청한 뒤 창문을 통해 A씨 집 안으로 들어가 수색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A씨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람 없는 것 같은데 철수할까요?” 하던 참에 “근데 연탄가스 뭐지?” 하는 말이 이어졌다. 철수하기 직전, 이들은 마지막으로 집안 가득 코를 찌르는 연탄가스 냄새의 행방을 쫓았다. 그러다 집안 구석에 협소하게 마련된 연탄 보일러실을 확인했고, 그 안에서 잔뜩 웅크린 채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현장에 함께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같은 날 오후 10시12분쯤 인근 병원으로 A씨를 무사히 옮겼다. 평소 지병이 있던 A씨는 이날 집에서 연탄을 갈다가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 경위는 “자칫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목숨을 구한 데 자부심이 든다”며 “지역 주민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앞으로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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