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측, “실적에 비해 성과급 작아, 구성원 존중해야”
SK하이닉스 노조가 1500%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한 사측 통보에 반발하며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실적 규모에 비해 보상이 작고, 일방적으로 결정∙통보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조는 전날 최태원 SK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에게 노조원의 뜻을 담은 편지를 각각 전달했다.
노조는 최 회장에게 전달한 편지에서 삼성전자와 인텔의 위기를 거론하면서 “반도체 1등 회사의 지위를 이어가기 위해 미래 성장에 비례하는 구성원 존중이 있어야 한다”며 “구성원 노력의 대가를 인정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경영진의 소통 부재와 철저한 노동조합 무시 정책으로 회사는 복구하기 힘든 상태가 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SK하이닉스 역사에 단 한번도 없던 사측의 성과급 강제 집행이 이뤄졌다. 이러한 사건이 앞으로 노사 문화 변곡점에 어떤 요인이 될지 심히 걱정스럽다”며 “SK하이닉스는 구성원 처우가 보장되고 회사의 미래 성장에 비례하는 구성원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 CEO에게 전달한 편지에선 “구성원이 똘똘 뭉쳐 한 방향을 지향하던 ‘회사의 위기극복과 극복 이후 성장에 대한 공정한 이익 배분’ 정신은 어디로 사라졌느냐”며 “아직 한번의 기회는 있다. 2025년 임금 교섭은 새로운 투쟁의 역사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노사 신뢰 관계 회복을 위해 사장님께서 직접 나서 주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2일 초과이익분배금(PS) 1000%와 특별성과급 500% 등 총 1500%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미 지급한 생산성격려금(PI)과 임단협 타결금까지 합치면 총 1920%로 연봉의 9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러나 노조는 500%로 책정된 특별성과급 규모가 노조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해졌다며 반발했다. 또 PS와 특별성과급을 합친 1500%의 지급률은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과 동일한 규모로, 그때보다 영업이익 규모가 늘어난 만큼 임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늘어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별성과급 규모를 일방 통보한 것은 노조와 합의를 거치겠다고 한 약속을 깬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사측은 이에 대해 “성과급 지급에 대한 노조와의 소통은 합의보다는 협의를 말한 것”이라며 ”노조의 주장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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