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폐업한 업체에 ‘5년 이상 운영’ 등 조건부 면허 승인
매표 수입 5년새 20% 넘게 감소…전국 곳곳서 폐업 속출
고속철·LCC 등 광역교통 확충…보편 이동권·공공성 딜레마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경영난에 시달리다 2023년 1월 폐업했던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이 다음 달 정상화된다. 운영업체가 손을 놓으면서 도로변에서 임시로 운영돼온 터미널은 폐업했던 옛 운영업체가 사업 재개 의사를 밝히면서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2일 성남시에 따르면 분당구 야탑동의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은 옛 운영업체인 NSP가 지난해 12월 터미널을 다시 운영하겠다고 나서면서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시는 업체 측이 제출한 신청 서류를 검토한 뒤 미비점을 보완하는 조건을 달아 운영을 승인했다.
승인 조건에는 5년 이상 영업 유지와 폐업 시 터미널 시설을 성남시가 지정한 새로운 사용자에게 무상 인계하는 등의 이행안이 담겼다.
앞서 NSP는 2021년 12월 휴업을 신청했고 시의 긴급재정 지원에도 적자를 극복하지 못해 2022년 말 터미널 운영을 포기했다. 공식 폐업은 2023년 1월1일자로 이뤄졌다.
시는 터미널 운영업체가 폐업하자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터미널 앞 도로변에 임시터미널을 마련해 운영을 지원해왔다. 이곳에는 대기 텐트와 의자, 온열 의자 등 편의시설이 마련됐으나 도로변 임시터미널의 특성상 야외 승·하차와 갓길정차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져왔다.
이에 터미널을 운영하겠다는 면허 신청이 세 차례나 잇따랐으나 업체들의 자금·경영 능력이 미달해 터미널은 오랜 기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업체가 2월 중 시설 보수를 완료한 뒤 3월쯤 다시 운영에 나설 예정”이라며 “운영이 정상화되면 갓길 승하차 불편이 사라져 이용객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터미널이 예전처럼 활성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추후 시비 지원과 공영화 추진 등 공공성 유지 대책이 추가로 요구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여객자동차터미널사업자협회에 따르면 매표 전산망이 설치된 전국 247곳의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의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이용객은 838만4972명이었다. 시외버스가 581만4939명, 고속버스가 257만33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월평균 이용객 1377만명의 60.9%에 불과하다.
이처럼 시외·고속버스 수요 급감 이후 회복세는 더딘 모양새다. 터미널 월간 이용객은 코로나19로 버스 운행이 급감했던 2020년 730만명으로 감소했다가 2021년 652만명으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2022년 762만명, 2023년 832만명으로 올랐으나 회복 속도는 좀처럼 빨라지지 않고 있다.
이는 버스 승객 감소와 관련이 깊다. 지하철과 경전철 등 버스를 대체할 교통수단이 늘어난 데다 고속철도와 국내선 저비용항공(LCC) 등 버스보다 빠른 광역교통 접근성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