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4일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에 “누가 괴롭히는 걸 묵인하고 용인하며 쉬쉬하는 문화가 있다”고 주장했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사내 전반에 그런 문화가 있다”며 이를 MBC의 ‘나쁜 사내 문화’라고 표현했다.
배 의원의 발언은 ‘사내에 도움을 청할 기구가 없나’라는 뉴스1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MBC의 사내 문화는 굉장히 대학 동아리처럼 인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며 “그중에 누가 마음에 안 들면 굉장히 유치하고, 폭력적인 이지메(집단괴롭힘)가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배 의원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로 확인된 내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배 의원은 2012년 MBC 노조 파업 때 노조를 탈퇴하고 앵커로 복귀해 노조와 갈등을 겪다가 2018년 3월 퇴사하면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영입 인재로 정치에 발을 디뎠다. 2018년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와 맞붙어 큰 차이로 패했지만 2년간 지역을 다진 끝에 국회에 입성했고, 지난해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 송기호 후보와 맞붙어 재선에도 성공했다.
배 의원은 뉴스1에 “MBC에서 퇴사하면서 한 이야기가 있다”며 “겉으로 보면 번지르르한 가정집인데, 심각한 가정폭력을 자행하는 곳과 똑같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MBC)는 유족이 (오요안나 씨가 MBC 관계자에게 피해 내용을 털어놓은) 녹취도 있다고 했는데 왜 방지하지 않았나”라고도 지적했다.
사건의 쟁점은 고인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로 보인다.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일 때만 성립하는데, 기상캐스터가 프리랜서 등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명나면 사건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서다. 고용노동부가 기상캐스터의 근로자성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MBC도 노동부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의 행정 지도에 따라 외부 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MBC는 왜 이를 제대로 보도하거나 조사하지 않느냐”며, “유족과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제대로 조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