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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저격 이어가는 홍장원… ‘정치인 체포’ 놓고 진실게임 [尹 탄핵심판]

입력 : 2025-02-05 17:58:54 수정 : 2025-02-05 21: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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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반박·재반박… 공방 격화
홍, 명단 첫 폭로… 핵심 키맨 부상
국회·헌재서 尹측과 배치 발언 계속
“尹 지시 이행하지 않아 경질된 것”

尹측 “명단 전달자 여인형으로 번복
해임 뒤 앙심 품고 거짓 폭로” 맞서

정형식, ‘홍 메모 신뢰성’ 집중 추궁

윤석열 대통령 측은 이른바 ‘정치인 체포 명단’을 처음 폭로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 대한 공격을 5일 이어갔다. 홍 전 차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당시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정치인 체포 명단을 최초로 폭로, 계엄 사태를 둘러싼 실체적 진실을 밝힐 핵심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간첩 등 반국가세력을 잡으라는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했고, 홍 전 차장의 진술이 바뀌고 있다면서 맹공하고 있다.

전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두 사람이 마주했는데, 홍 전 차장이 증언을 마치고 일어서 인사했지만 윤 대통령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둘 중 한 명의 진술은 거짓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극명하게 갈리는 발언들이 계속 논란이다.

 

홍 전 차장은 지난해 12월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에게 “싹 다 잡아들여”라는 지시를 전화로 받았다며 직접 체포 명단을 불러줬다고 밝혔다. 홍 전 차장은 또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통화에서 “1차, 2차 대상자를 축차적으로 검거할 예정이며 방첩사 구금시설에서 조사할 예정”이라는 말과 함께 체포 대상을 불러주면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이 불러주는 체포 대상을 받아 적다 너무 황당한 나머지, 적지 않았다고도 했다.

지난달 22일 국회에 출석해서는 체포 명단을 불러준 건 대통령이 아닌 여 전 사령관이고, 윤 대통령이 말한 ‘싹 다 잡아들여‘라는 말의 대상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자신이 해임된 것을 두고서는 윤 대통령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경질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 측은 입장문을 내 “사실이 왜곡되고 진술이 오염된 사실을 명백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날 홍 전 차장 증인 신문을 평가절하했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체포 명단 전달자가 윤 대통령에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 바뀌었고 △국정원장 보고 시점이 바뀌었으며 △국정원장 보고 유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은 ‘잡아들여야 할 대상’을 홍 전 차장이 자의적으로 해석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차장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해. 국정원에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 방첩사를 지원해. 자금, 인력 무조건 도와’라는 전화를 했는데, 이는 계엄 이후 방첩사를 도와 간첩 등 반국가세력을 잡으란 지시였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이 열린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윤 대통령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재의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정형식 재판관은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일 전화로 받아적었다는 체포조 명단 메모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질문했다. 정 재판관은 “(메모에) 위치추적보다는 검거를 요청한 것에 더 주안점으로 써 놨는데 검거해달라고 여인형 사령관이 굳이 얘기할 필요가 없지 않나. 자기들이 검거하러 나가 있는데”라고 물었고, 홍 전 차장은 “국정원은 검거할 권한은 없지만 검거를 지원할 수는 있다”고 답했다.

 

이에 정 재판관은 “그러면 거기다 위치추적, 검거지원, 이런 식으로 적어 놓는 게 맞지 않나”라고 했고, 홍 전 차장은 “생각나는 대로 갈겨 쓴 부분이기 때문에 다소 합리적이지 않게 적은 부분은 인정한다”고 했다. 정 재판관은 홍 전 차장이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말한 것만으로 여 전 사령관이 명단과 계획을 얘기한 점과 ‘검거 지원 요청’이라고 적지 않고 ‘검거 요청’이라고 쓴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캐물었다. 홍 전 차장은 “공문을 작성한 게 아니지 않나”라며 “정확하게 기재 못 해서 죄송하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변론에서 “(체포 관련 내용)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저는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 전 사령관이 불러준 명단이 체포용이 아니라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홍 전 차장이 해임된 뒤 앙심을 품고 폭로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부터 내란 몰이, 이런 모든 프로세스가 (홍 전 차장이 작성한) 메모가 12월6일 국회에서 (민주당) 박선원 의원한테 넘어가면서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홍 전 차장이 ‘정치인 체포 지시‘를 보고하며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연락해보라고 건의한 것을 문제 삼아 윤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했다는 입장이다.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6일 서울중앙지검에 홍 전 차장을 국정원법상 정치 중립 의무 위반,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우·안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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